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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피해보다 테마주 시총이…테마의 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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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 우려가 수그러들지 않으면서 증시의 AI 테마주들은 이상 급등세를 나타냈다. 한국거래소의 투자경고종목 지정도 테마주의 열기를 식히지 못했다. 테마주들이 AI보다 더 빠르게 확산되는 모습이었다.


28일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AI 테마의 대장주 역할을 하는 파루는 27일 상한가인 9780원으로 마감, 최근 7거래일 연속 급등 마감했다. 이 기간 상한가만 다섯 차례. 덕분에 급등 직전인 지난 16일 266억원이던 시가총액이 600억원으로 폭증했다. 2주가 채 되지 않는 시간동안 시총이 334억원가량 늘어난 것.

그렇다면 이번 AI 사태로 인해 파루의 기업가치는 얼마나 증대할까. 지난해 3분기까지 파루의 매출액은 215억2300만원으로 이중 생물환경사업 분야의 매출은 48억3400만원(22.46%)을 기록했다. 그러나 과수원과 비닐하우스 등에서 이용하는 운반차(17억8700만원, 8.30%) 등 생물환경사업쪽 매출의 절반 이상은 AI와 직접 연결을 시키기 쉽지 않은 분야다.


지금까지 AI 사태때 파루 실적이 늘지도 않았다. 피해액이 3000억원을 넘어 최악의 AI 사태로 기록된 2008년에도 무인방제기와 소독기자동릴 등의 매출이 2007년 대비 2억~3억원가량 늘었지만 2006년과 비교하면 오히려 1억원씩 감소했다.

올해 AI 사태는 2008년과 비교하면 아직 피해규모는 크지 않은 편이다. 살처분 가금류 규모는 아직 수십만마리 수준으로 1000만마리 이상 살처분됐던 2008년과 비교하긴 이르다. 그런데도 파루 주가는 AI사태로 떼돈이라도 버는 양 연일 급등하고 있다.


제일바이오, 이-글 벳, 중앙백신 등 파루와 동반 급등하고 있는 다른 테마주들 역시 사정이 다르지 않다. 그런데도 이들의 최근 시총 증가액을 합치면 1000억원을 훌쩍 넘는다. 아직 통계가 나오지 않았지만 AI 피해규모보다 이들의 시총 증가액이 더 많을 수도 있다.


문제는 이같은 시총 증가분이 장기간 지속되지 못한다는 점이다. 실적이 따르지 못하다 보니 이상급등했던 주가는 거품이 꺼지면 빠르게 제자리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뒤늦게 추격매수에 나선 투자자들은 손실이 불가피해진다. 이들의 손실과 초기 투자자 일부의 수익을 더하면 '제로섬'이다. 하늘 높은 줄 모르던 AI테마주들은 이날 장 초반 급락 반전 중이다. 파루는 낙폭이 10% 이상 확대되기도 했다.


한편 이상 과열 덕에 거래는 폭발적으로 늘었다. 평소 10억원대 중반이던 파루의 거래대금은 지난 23일 715억원을 기록했다. AI 테마주들의 최근 거래대금을 모두 합치면 평소보다 1000억원 안팎으로 늘었다. 일평균 1조원 남짓 거래되는 코스닥시장의 거래가뭄을 해갈하는데 일조를 한 셈이다.




전필수 기자 philsu@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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