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황창규 KT 회장이 '1등 통신 대표기업'을 선언하며 27일 공식 취임한 가운데 업계 안팎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얽힌 반응을 보였다.
이날 주주총회에서 공식 선임된 황 회장은 오후 열릴 이사회에서 지난해 경영실적 보고와 함께 그간 경영태스크포스(TF)에서 준비한 경영개혁안을 논의하고, 조직개편안과 임원인사 등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KT 내부에서는 새로운 수장을 맞아 부진했던 실적 흐름을 반전할 것이라는 기대를, 경쟁사들은 공정한 경쟁 파트너가 될 것이란 기대를 보였다. 한 KT 관계자는 "새 회장이 공식 취임했으니 이제 그 동안 '올스톱' 상태였던 사업들도 본격적으로 추진력이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임 이석채 회장의 퇴진으로 KT가 역점을 두었던 글로벌 진출 등의 사업은 사실상 정지됐다. 예정대로라면 지난해 나왔어야 할 LTE 선택형 요금제 등의 출시도 연기됐다. 그러나 황 회장의 공식 취임으로 그동안 밀렸던 사업들이 이제 본격적으로 추진될 수 있게 됐다.
KT 노조는 "노동조합을 경영의 동반자로 인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노사가 함께 힘을 합쳐 당면한 경영위기를 함께 타개하자고 밝힌 황 회장이 조속히 선임된 것은 빠른 경영정상화를 위해 다행"이라고 밝혔다. 황 회장은 취임 후 "많은 이야기를 들으며 KT의 상황이 어렵다는 것을 절감했으며, 현장 중심의 경영과 권한 위임으로 일하고 싶은 KT를 만들어 가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경쟁사는 우려와 기대가 엇갈린 반응이다. 한 경쟁사 관계자는 "KT가 계속 부진한 모습을 보여 시장 질서가 흔들리는 것은 우리도 원하지 않는다"면서 "황 회장의 취임으로 KT가 정상화됨에 따라 앞으로 보조금 중심 경쟁을 지양하고 서비스 중심의 바람직한 통신시장 구조를 세우기 위한 페어플레이를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일부 주주들은 이 전 회장 시절의 폐해를 지적하며 황 회장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주주총회 현장에서 한 주주는 "황 회장은 이 전 회장 재임 기간 이뤄진 부실 투자나 부동산·인공위성 헐값매각 등에 대해 어떻게 바로잡을지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김영식 기자 gra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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