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아웃도어브랜드의 중량급 다운점퍼가 보온성능은 큰 차이가 없지만 가격은 최대 1.4배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은 거위털 등 충전재의 양이 많은 중량급 다운점퍼 10종의 품질과 가격을 비교한 결과, 보온성능은 최대 2.3℃ 차이에 불과하지만 가격은 1.4배(46만8000원∼66만9000원) 차이가 났다고 27일 밝혔다. 다운점퍼는 통상적으로 충전재의 양에 따라 초경량, 경량, 중량 등으로 구분해 판매된다. 이번 조사에서는 가격, 충전재의 품질, 보온성, 털빠짐 등을 시험했다.
조사 대상은 빈폴아웃도어 '본파이어', 컬럼비아 '아라라스', 아이더 '제르곤', K2 '마조람3', 블랙야크 'B5XK3자켓#1', 노스페이스 '카일라스', 코오롱스포츠 '벤텀', 라푸마 '헬리오스1', 밀레 '빠라디소', 네파 '어멘티 메카니컬 스트레치' 등이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밀레의 '빠라디소'와 라푸마의 '헬리오스1'은 제품의 보온성능을 나타내는 하한온도가 각각 -21.1℃와 -20.6℃로 40만원대 제품에 비해 큰 차이는 없었지만 가격은 각각 66만9000원과 63만원으로 가장 비쌌다. 하한온도는 해당 옷을 입고 사람이 가볍게 달릴 때 추위를 느끼지 않는 최저 외부 온도다. 하한 온도가 낮을수록 다운점퍼의 보온성능이 우수하다.
반면 빈폴아웃도어의 '본파이어'와 컬럼비아의 '아라라스'는 하한온도가 각각 -21.4℃, -21.5℃로 높았고 가격은 46만8000원, 48만3000원으로 저렴했다. 다만 '본파이어'는 조성혼합률이 80% 수준으로 다른 제품에 비해 솜털함량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아라라스'의 경우, 제품 중량이 932g으로 조사대상제품 평균(863g)보다는 무거운 단점이 있었다.
이와 함께 노스페이스 '카일라스'와 블랙야크' B5XK3자켓#1'은 제품 충전도가 모두 111㎜로, 한국산업표준(KS) 권장기준(120mm 이상)이하로 나타났다. 충전도는 솜털·깃털 등 우모(조류의 털)가 부풀어 오르는 정도를 뜻하며, 충전도 값이 클수록 형태유지성능과 보온성이 좋다.
특히 노스페이스의 '카일라스'는 아이더 '제르곤'과 함께 완제품의 필파워 값이 원재료의 필파워 값보다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카일라스'는 하한온도도 -19.3℃로 상대적으로 낮으면서 가격도 59만원으로 평균보다 비쌌다. 필파워는 솜털이나 깃털이 차지하는 부피로, 필파워 값이 클수록 형태유지성능 및 보온성이 높다. '카일라스'는 '제조, 착용, 보관에 따라 필파워가 저하될 수 있음'을 표시했고, '제르곤'은 시료 기준으로 필파워를 표시했다고 밝히고 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필파워가 높은 제품을 선호하는 소비자라면 원료나 가공 직후 등을 기준으로 필파워를 표시한 제품보다는 완제품을 기준으로 필파워를 표시한 제품을 선택해야 한다"면서 "소비자에게 중요한 것은 완제품의 품질이지, 원료 자체 또는 가공한 원료의 품질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조사대상 제품 10종 중 7종은 솜털 함유율에 따른 제품 구분 표시가 없어 '품질경영 및 공산품안전관리법'을 위반했다. '품질경영 및 공산품안전관리법'과 '안전?품질 표시대상공산품의 안전·품질표시기준'에 따르면 다운제품의 경우 솜털제품, 솜털, 깃털 혼합 제품, 깃털 제품 등으로 구분해 표시해야 한다. 위반 제품은 아이더 '제르곤', K2 '마조람3', 블랙야크 'B5XK3자켓#1', 노스페이스 '카일라스', 코오롱스포츠 '벤텀', 라푸마 '헬리오스1', 밀레 '빠라디소' 등이다.
소비자원은 아웃도어 다운점퍼에 관한 가격·품질 비교정보는 공정거래위원회 스마트컨슈머를 통해 제공할 예정이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이번 시험결과에 대해 노스페이스와 블랙야크는 향후 관련 제품의 품질을 개선하고, 관리를 철저히 하겠다는 의견을 제시했다"면서 "표시기준을 위반한 업체들도 표시사항 수정 등 조치계획을 제출했다"고 말했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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