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오를 가능성 커…생애최초 주택대출 등 저리융자 활용하는게 유리
[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올해 결혼할 예정인 A씨(34). 신혼생활을 보낼 보금자리를 마련하려다 깊은 고민에 빠졌다. 1억원을 들여 집을 살지, 아니면 전세나 월세로 구해야 할지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집값은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고 전세가는 계속 상승하고 있어서다.
집을 구입할 것이냐, 전세로 살 것이냐, 이도저도 아니고 반전세 형태로 남을 것이냐를 두고 고민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매달 나가는 금액을 따져 집을 살지, 전세로 거주할지는 꼼꼼하게 따져보고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KB부동산알리지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 서울의 59㎡(이하 전용면적 기준)짜리 아파트 평균 가격은 3억4302만6000원이다. 서울의 59㎡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2억1074만8000원이다. 집을 구매하거나 전세로 살기 위해서는 최소한 2억원 이상이 필요한 셈이다.
그러나 현실에서 2억원 이상을 모으기는 빠듯하다. 어쩔 수없이 은행 대출을 받아야 한다. 집을 산다면 재산세와 취득세도 내야 한다. 무주택자라고 했을 때 어떻게 하는 것이 유리할까.
◆1억으로 3억짜리 사면 월부담액은?= 먼저 자본금이 1억원일 경우다. 서울 성북구 종암동 '종암아이파크2차' 59㎡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3억4500만원이다. 자본금이 1억원뿐이라 매수자는 2억4500만원이 추가로 필요하다. 생애 최초로 주택을 구입하고 부부합산 연소득 7000만원 이하라면 정부에서 내놓은 통합 모기지 '내집마련 대딤돌 대출'을 2억원까지 이용할 수 있다. 금리는 연 2.8~3.6%인데 생애최초자는 0.2%포인트 인하된다. 이 제도로 매수자가 3.0%의 금리를 적용받는다고 할 때 매달 50만원을 은행이자로 내야 한다. 나머지 4500만원은 연 6%의 신용대출을 받는다고 하면 매달 22만5000원의 이자를 추가로 내야 한다. 총 은행에 내야할 이자가 72만5000원인 셈이다. '수익공유형 모기지'를 이용한다면 2억원을 연 1.5%대로 빌릴 수 있다. 이 경우에는 매달 30만6250원에 신용대출 이자를 더해 총 53만1250원을 부담하면 된다.
집을 사면 취득세와 재산세도 내야 한다. 김윤정 KB국민은행 WM사업부 세무위원에 따르면 이 경우 취득세와 농특세를 포함한 세금은 379만5000원이다. 매년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나오는 재산세는 연 41만5200원가량(월 3만4600원)이다. 현재 이 아파트의 중층 공시지가가 2억3500만원인 것을 감안했다.
◆'전세=낮은 주거비' 등식 아니다= 같은 집에서 전세로 거주할 때는 이자가 다소 늘어난다. 전세대출이자는 보통 연 4% 정도다. '종암아이파크2차' 59㎡ 전세가격은 2억7000만원까지 올랐다. 자본금 1억원을 제외한 1억7000만원을 대출받는다고 할 때 매달 은행 이자는 56만6666원 정도다. 이 아파트의 월세는 보증금 5000만원에 120만원 정도다. 비슷한 조건의 다른 아파트 사례를 보면 보증금이 1억원일 때 매달 70만원을 내야 한다. 매달 부담하는 비용만 따지면 매매일 때와 전세일 때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자본금이 1억5000만원일 때는 저리 융자를 활용한 매매가 더 유리해진다. 아파트를 살 때 연 3%의 금리로 1억9500만원만 빌리면 된다. 내집마련 디딤돌 대출을 이용하면 은행이자는 48만7500만원이다. 재산세 41만5200원을 매달로 환산해 은행이자까지 더하면 매수자는 총 52만2100원을 달마다 부담하면 된다. 수익형모기지를 이용하면 24만3750원이 은행 이자다. 재산세까지 총 27만8350원을 부담하면 된다. 물론 취득세 379만5000원은 내야 한다. 전세로 산다고 했을 때는 연 4% 이자로 1억2000만원을 대출받아 매달 40만원을 이자로 내야 한다. 자본금이 있을수록 부담이 더 줄어든다는 의미다.
◆여건에 맞게 결정하는 게 답= 전문가들은 이자 부담능력, 주거만족감, 집값 기대치 등을 따져 본인 여건에 맞게 결정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종암동 K공인 관계자는 "월세는 은행금리의 2배까지 받기 때문에 너무 비싸고 전세랑 매매만 봤을 때 매매가 부담이 조금 더 생길 수도 있지만 저리융자를 받으면 매달 빠지는 비용은 비슷해진다"며 "매매대출 이자가 더 낮고 내 집이 있을 때 주거안정성이 있어 집을 차라리 사는 게 낫지 않느냐"고 전했다. 그는 이어 "특히 소형아파트는 집값이 오를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투자면에서도 집을 사는 것이 나쁘지 않다"고 덧붙였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부동산팀장은 "전세로 살면 2년마다 전세금 상승분에 대비해야 하고 주거안정성이 떨어져 이런 비용까지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너무 많은 대출은 위험하다는 설명이다. C공인 관계자는 "대출은 최대한 자제해야 한다"며 "금리가 저렴하다고 해도 대출을 많이 받으면 큰 부담이 되기 때문에 개인 사정에 맞게 현명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미주 기자 beyon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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