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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소송' 시큰둥한 기재부, 입 다문 복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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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소송' 시큰둥한 기재부, 입 다문 복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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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담배소송의 총대를 메기로 하자 관련 부처로 눈이 쏠리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그동안 공단과 정반대의 입장을 피력해왔고 금연정책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는 한 발짝 물러서 나몰라라 하고 있어서다.


21일 공단에 따르면 현재 흡연 피해자들이 제기한 3건의 민사소송과 별개로 담배사업법 위헌 소송이 진행되고 있다. 2012년 폐암환자ㆍ임산부ㆍ미성년자ㆍ의료인 등으로 구성된 청구인들은 "담배의 제조ㆍ판매ㆍ수입에 관해 규정하고 있는 담배사업법이 헌법상 보건권, 행복추구권, 생명권,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 등을 침해해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이와 관련된 공개변론이 지난해 10월 헌법재판소에서 있었다.

담배사업법의 소관부처인 기재부는 이 자리에서 "흡연권 역시 헌법상의 권리"라고 주장했다. 기재부 측 법률대리인은 "담배는 기호식품으로 흡연의 시작과 중단은 모두 인간의 자유로운 의사결정에 근거한다"고 밝혔다. 법률대리인을 통해서지만 정부가 담배의 유해성과 중독성이 과장됐다는 주장을 공식적으로 표명한 셈이다.


전문가들은 기재부의 의견이 세계보건기구(WHO) 담배규제협약의 내용과 충돌한다고 지적한다. 우리나라가 2005년 비준한 '담배의 규제에 관한 세계보건기구 기본협약(FCTC)’은 담배의 중독성ㆍ치명성을 전제로 정부가 담배 규제를 위한 공중 보건 정책을 수립ㆍ시행해야 한다고 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작 FCTC를 이행하고 금연정책을 담당하는 보건복지부는 의견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이번 공단의 담배소송 방침에 대해서도 아무런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다. 임종규 복지부 건강정책국장은 "(공단의 담배소송에 관해) 공단이 알아서 할 일이지 복지부에서 뭐라고 입장을 밝힐 성질의 것은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파급효과로 흡연율 하락을 얘기한다는데 그것은 아니고 (공단이) 건강보험 재정 문제 때문에 소송을 하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기재부와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기재부의 눈치를 보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그간의 담배소송에서 기재부가 사실상 피고로 돼 있는 만큼, 복지부의 산하기관인 공단이 소송을 하는 것을 지원할 경우 향후 기재부와의 각종 협의 때 장애물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자혜 소비자시민모임 회장은 "공단이 담배소송에 대한 국민 공감대가 형성된 상황에서 시의적절하게 소송을 하겠다는데 관계 부처에서 손 놓고 있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면서 "국민 건강을 위한다면 정부에서 반대할 이유가 전혀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박혜정 기자 park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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