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노미란 기자] 러시아 소치 동계올림픽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올림픽 테러 위협 동영상이 안보 불안을 부추기고 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북(北)캅카스 지역의 다게스탄 자치공화국에 근거지를 둔 이슬람 반군 단체인 '빌랴트 다게스탄'은 19일(현지시간) 자체 웹사이트에 올린 동영상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향해 "당신과 소치 올림픽 방문객들을 위한 선물을 준비했다"며 테러 공격을 암시했다.
동영상에 등장하는 두 남성은 러시아어로 "당신은 당신 방식대로 일을 하고 우리도 우리 방식대로 일을 한다"며 "그래서 우리는 당신과 그곳(소치)에 올 방문객들을 위해 선물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신이 올림픽을 개최하면 우리의 선물을 받게 될 것"이라며 "이는 아프가니스탄과 소말리아, 시리아 등 세계 곳곳에서 매일 흘려지고 있는 무슬림의 피에 대한 보복"이라고 주장했다.
동영상은 이들이 이라크에 근거지를 둔 이슬람 단체 '안사르 알순나' 소속이라고 설명했다.
협박 동영상이 공개된 후 러시아 하원 의원 미하일 마르켈로프는 자국 통신·정보기술 감독청과 검찰에 해당 사이트 접근을 차단해 줄 것을 요구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17일 ABC 방송 '디스 위크(This Week)’와의 인터뷰에서 "올림픽에서 테러리스트들의 공격을 막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소치에 경찰 4만명을 배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에도 올림픽 참가국들의 우려는 커지고 있다.
마이클 맥콜(공화·텍사스) 미국 하원 국토안보위원장은 문제의 동영상이 공개된 뒤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 위협은 실질적인 것"이라며 "이슬람 반군들의 올림픽을 노린 공격 시도가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로이터통신은 미국군과 정보기관은 올림픽 기간 테러 등 위기상황이 발생할 경우에 대비해 자국민 대피 등 긴급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전했다.
소치 동계올림픽은 다음 달 7일부터 23일까지 열린다.
노미란 기자 asiar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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