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를 거듭할수록 시장 환경은 급격하게 변화하고 기업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도 살아남는 기업이 있는가 하면 창립한 지 10년도 채 되지 않아 사라지는 기업도 무수히 많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전 세계 주요 기업의 매출과 이익, 자산, 시장가치 등을 종합해서 글로벌 기업 2000곳을 선정해 매년 발표하고 있다. 지난해 자료를 보면 2000대 기업 중 100년 이상 존속해온 기업은 겨우 448곳에 불과하다. 특히 우리나라는 단 2곳인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이 100년 이상 고객에게 사랑받기 위해서는 어떤 원칙이 필요할까? 100년 기업들을 살펴보면 몇 가지 공통적인 요소를 발견할 수 있다. 첫째, 변화한다. 급변하는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기업 역시 변화가 필요하다. 100년 기업은 이러한 환경을 두려워하지 않고 새로운 변화와 도전에 적극적으로 나선다. 변화가 필요할 때는 상품, 마케팅 방식, 조직문화, 생산방식, 인사관리 등 다양한 방식으로 변화를 준다. 이것이 바로 성공한 기업의 핵심 원동력인 '변화 관리'다.
둘째, 변치 않는다. 100년 기업을 일구려면 절대 변치 말아야 할 것들이 무엇인지 명확히 알고 지켜나가야 한다. 특히 기업 이념이 그렇다. 기업의 근간이며 기둥인 기업 이념이 흐려지는 순간 허무하게 사라지는 기업들을 많이 봐 오지 않았는가. 100년 기업은 업(業)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분명히 알고, 기업의 가치에 대한 끊임없는 고찰을 통해 변치 않는 기업 이념을 정립하고 지켜나가려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조화를 이룬다. 100년 기업은 변화와 불변이 조화를 이뤄 기업에 대한 고객의 사랑이 꾸준히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한다. 순간순간 변하는 기업도, 영원히 변치 않는 기업도 결코 100년 기업의 올바른 모습이 아니다. 변화 속에 변치 않는 모습을 담아내야 한다. 100년 기업은 나무와 같다고 할 수 있다. 잎은 사계절에 맞춰 변할지라도 그 뿌리만은 땅속 깊숙이 내리고 결코 변치 않는다.
13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푸르덴셜이 한국에 뿌리를 내린 지 올해로 25년이 됐다. 한국 푸르덴셜생명은 이제 앞으로 50년, 100년 역사를 내다보는 또 다른 출발점에 서 있다. 그 출발점에서 푸르덴셜생명은 '플랜 유어 스토리(Plan Your Story)'라는 기업 슬로건을 새롭게 만들었다. 이 슬로건은 사람은 모두 자기만의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으며, 푸르덴셜생명은 이 소중한 이야기들이 끝까지 지켜질 수 있도록 좀 더 귀담아 듣고 함께 돕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새로운 슬로건이지만 그 안에 담긴 의미는 푸르덴셜생명이 추구하는 기업의 변치 않는 가치를 새롭게 조명하고 있다. 즉, 고객이 희망하는 삶의 이야기를 함께 지킬 수 있도록 도와줌으로써 고객에게 가장 신뢰받는 회사가 되겠다는 것이다. 이것은 푸르덴셜생명이 130여년 넘게 지켜오고 있는 '가족사랑, 인간사랑'의 창립정신과도 같다.
전 세계 100년 이상 장수기업들은 재정적인 가치보다는 기업정신과 철학을 후대에 물려준다고 한다. 다시 말해 기업의 뿌리와도 같은 기업의 철학은 세기가 변해도 변함없이 지켜 나가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앞으로 우리나라 기업들도 100년, 200년 이상 가는 글로벌 장수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업 철학과 기업의 공동체 정신이 동반돼야 함을 명심해야 한다.
많은 기업들이 새해를 맞아 올해의 경영방침과 전략을 공표하고 있다. 25주년을 맞는 푸르덴셜생명을 포함해 많은 기업이 100년 대계를 내다보고 오랫동안 나무와 같은 모습으로 고객의 곁을 지키며 오래도록 고객의 사랑을 받을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대해 본다.
손병옥 푸르덴셜생명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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