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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구에 4년째 계속된 얼굴 없는 천사의 쌀 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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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구 월곡2동, 4년째 이어진 얼굴 없는 천사의 쌀 300포대 기부...“어려운 이웃에게 전해 달라”는 전화 한 통 뿐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지난 14일 오전 6시30분. 서울 성북구 월곡2동주민센터. 아직 어둠이 가시지 않은 새벽에 출근을 마친 직원들의 얼굴에 알 수 없는 긴장감이 흘렀다. 오전 7시15분. 초조하게 창밖을 살피던 한 직원이“왔다!”라고 외치자 황규설 동장을 비롯한 14인의 직원들이 사무실 밖으로 우르르 몰려나갔다.


회의를 위해 주민센터를 방문한 환경미화원 7인도 비장한 표정으로 그들과 함께 뛰어나갔다.

월곡2동주민센터 정문 앞으로 화물차 한 대가 서서히 들어섰고 화물칸으로 올라선 운전기사가 포장을 벗기자 차곡하게 쌓은 쌀 300포대가 드러났다. 밖으로 몰려나갔던 이들은 남녀를 불문하고 쌀을 어깨 척척 얹고 나르기 시작했다. 영하의 날씨에 하얀 입김이 나왔지만 이들의 표정은 그 어느 때보다 밝았다.


쌀은 한 시간도 안 돼 주민센터 안으로 옮겨졌고 운전기사 양명석씨는 “제가 실어온 쌀이 얼굴 없는 천사가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한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래서 더 조심해서 운전을 했습니다. 월곡2동은 아름다운 동네로 영원히 기억될 것 같습니다”며 귀가를 서둘렀다.

성북구에 4년째 계속된 얼굴 없는 천사의 쌀 기부 얼굴 없는 기부 천사가 성북구 월곡2동 주민센터에 20kg 쌀 300포를 보내와 동 주민센터 직원들이 쌀을 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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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동장과 직원들은 경북 봉화에서 오전 3시에 출발했다던 그의 안전귀가를 바라며 배웅했다.
매 해 어려운 이웃을 위해 1500여만 원 상당의 쌀을 기부하고 있는 얼굴 없는 천사의 선행이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성북구 월곡2동주민센터에는 올해도 어김없이 익명의 기부자가 20kg 포장쌀 300포대를 보내왔다.


올해로 4년 째 선행을 펼치고 있는 이 얼굴 없는 천사는 전화를 통해 ‘어려운 이웃이 조금이나마 힘을 내며 명절을 날 수 있도록 돕고 싶다’는 간단한 메시지만 전한 채 대리인을 통해 쌀을 보내고 있다.


올해 역시 쌀을 보내겠다는 전화를 한 뒤, 14일 아침 7시에 쌀 300포대를 월곡2동주민센터로 보냈다.


이른 시간이지만 몇 해째 월곡2동주민센터 직원들이 총동원 되어 쌀을 내리는 장면이 연출되자 주민들의 호기심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쌀에 대한 사연이 입소문을 타고 빠르게 번지자 천사를 찾아 감사패라도 전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는 주민도 많다. 주민센터는 거듭된 회의를 통해 남 모르게 선행을 하고자 하는 천사의 의견을 존중하되, 소득공제라도 받도록 해주자고 조심스레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천사는 누군가를 도울 수 있는 것에 감사할 뿐 일체의 보답을 원치 않는다는 뜻을 전해왔고 주민센터는 이를 존중해 당분간은 추적(?)을 중단하기로 했단다.


성북구 월곡2동주민센터 황규설 동장은 “기부천사의 선행이 알려지자 여기저기서 힘을 보태고 싶다는 문의가 이어지는 등 도미노처럼 선행이 퍼지고 있다”며 쌀은 기부자의 뜻에 따라 기초수급자와 저소득 틈새가정 등에 골고루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올해도 얼굴 없는 천사의 쌀을 전달받게 된 한 기초수급자 어르신은 “얼굴 없는 천사 덕분에 매년 명절을 든든하게 보낼 수 있어 고맙다”며 “천사 쌀을 먹어서 그런지 없는 형편이지만 작은 것 하나라도 이웃과 나누고 싶은 마음이 저절로 생긴다”고 했다.


김영배 성북구청장은 “소외된 이웃들이 곁에 아무도 없다는 고독감을 통해 겪는 고통이 만만치 않다는 사실을 깨달을 때가 많다”며 “월곡2동에서 펼쳐지는 아름다운 이야기는 우리 곁에 마음 따스한 이웃들이 있다는 정서적 지지감을 줄 뿐만 아니라 도움을 받은 사람이 다시 다른 이를 돕는 선행의 선순환으로 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구청장은 더불어 “성북구는 마을공동체 활성화를 통한 洞복지협의체를 구성하는 등 이웃의 어려움을 이웃이 보듬고 함께 해결하는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는데 이를 더욱 세심하게 추진해 나가겠다”고 했다.


매 해 어려운 이웃을 위해 1500여만 원 상당의 쌀을 기부하고 있는 얼굴 없는 천사의 선행이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성북구 월곡2동주민센터에는 올해도 어김없이 익명의 기부자가 20kg 포장쌀 300포대를 보내왔다.


올해로 4년 째 선행을 펼치고 있는 이 얼굴 없는 천사는 전화를 통해 ‘어려운 이웃이 조금이나마 힘을 내며 명절을 날 수 있도록 돕고 싶다’는 간단한 메시지만 전한 채 대리인을 통해 쌀을 보내고 있다.


올해 역시 쌀을 보내겠다는 전화를 한 뒤 14일 오전 7시 쌀 300포대를 월곡2동주민센터로 보냈다.


이른 시간이지만 몇 해째 월곡2동주민센터 직원들이 총동원 돼 쌀을 내리는 장면이 연출되자 주민들의 호기심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쌀에 대한 사연이 입소문을 타고 빠르게 번지자 천사를 찾아 감사패라도 전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는 주민도 많다. 주민센터는 거듭된 회의를 통해 남 모르게 선행을 하고자 하는 천사의 의견을 존중하되 소득공제라도 받도록 해주자고 조심스레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천사는 누군가를 도울 수 있는 것에 감사할 뿐 일체의 보답을 원치 않는다는 뜻을 전해왔고 주민센터는 이를 존중해 당분간은 추적(?)을 중단하기로 했단다.


성북구 월곡2동주민센터 황규설 동장은 “기부천사의 선행이 알려지자 여기저기서 힘을 보태고 싶다는 문의가 이어지는 등 도미노처럼 선행이 퍼지고 있다”며 쌀은 기부자의 뜻에 따라 기초수급자와 저소득 틈새가정 등에 골고루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올해도 얼굴 없는 천사의 쌀을 전달받게 된 한 기초수급자 어르신은 “얼굴 없는 천사 덕분에 매년 명절을 든든하게 보낼 수 있어 고맙다”며 “천사 쌀을 먹어서 그런지 없는 형편이지만 작은 것 하나라도 이웃과 나누고 싶은 마음이 저절로 생긴다”고 했다.

성북구에 4년째 계속된 얼굴 없는 천사의 쌀 기부 천사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는 월곡2동 주민센터 복지담당직원 우정권씨


김영배 성북구청장은 “소외된 이웃들이 곁에 아무도 없다는 고독감을 통해 겪는 고통이 만만치 않다는 사실을 깨달을 때가 많다”며 “월곡2동에서 펼쳐지는 아름다운 이야기는 우리 곁에 마음 따스한 이웃들이 있다는 정서적 지지감을 줄 뿐만 아니라 도움을 받은 사람이 다시 다른 이를 돕는 선행의 선순환으로 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구청장은 더불어 “성북구는 마을공동체 활성화를 통한 洞복지협의체를 구성하는 등 이웃의 어려움을 이웃이 보듬고 함께 해결하는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는데 이를 더욱 세심하게 추진해 나가겠다”고 했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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