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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사 vs 카카오톡·스마트TV' 망 대가 논쟁 불붙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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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법원 "망 중립성 법적 효력 없어"
유럽서 망 사용 대가 내는 분위기
국내도 이통사가 공정경쟁 원칙 지키는 조건하에
망 사용대가 받을수 있도록 길 터줘
지난달 망 중립성 가이드라인에 명시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앞으로 국내 이동통신사들이 카카오톡과 스마트TV 등에 망 이용대가를 요구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법원이 그와 같은 취지의 판결을 내리면서 망중립성 논란이 재연될 조짐을 보이기 때문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3일 워싱턴DC 관할 연방 항소법원은 미국 1위 이통사인 버라이즌이 2011년 연방통신위원회(FCC)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광대역 인터넷에 망중립성 원칙을 적용한 FCC 규제가 법적 효력이 없다'고 판결했다. 이에 따라 버라이즌은 망을 과다 사용하는 유튜브와 넷플릭스와 같은 콘텐츠 업체에 요금을 매길 수 있는 근거를 얻었다.


'애플과 구글의 나라'인 미국의 FCC는 망중립성 원칙을 철저히 내세웠었는데 이번 판결로 망중립성 원칙이 타격을 받게 된 것이다. 망중립성은 이통사들이 네트워크 망에 과다한 트래픽을 유발한 사업자에 추가 과금하거나 서비스를 차단하지 못하도록 한 규제다.

유럽에서는 오래전부터 콘텐츠 사업자에게 망 사용 대가를 내도록 하는 분위기가 굳건했다. 지난해 1월 프랑스 오렌지 텔레콤은 구글에 네트워크 사용료를 받아낸 적도 있다.


유럽에 이어 미국에서도 이통사에 유리한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우리나라는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일단 미래창조과학부는 미국 판결에 신경 쓰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발표한 '망중립성 및 인터넷 트래픽 관리에 관한 가이드라인'에 기반해 방향을 잡아가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가이드라인의 구체적인 내용을 뜯어보면 이통사가 콘텐츠 사업자들에게 망 대가를 청구할 수 있는 근거가 눈에 띈다.


구체적으론, 이통사는 서비스의 품질이나 용량에 비례해 콘텐츠 사업자나 이용자에게 받는 요금을 다르게 책정해 제공 서비스 용량을 초과하는 트래픽을 '관리'할 수 있다. 이는 트래픽 발생에 대해 이통사들이 자율적으로 요금을 매길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물론 전제 조건이 있다. 이통사들이 똑같은 망을 '누구에게는 10원에 주고, 누구에게는 50원에 주는 식'의 불공정 행위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용자의 이익과 공정한 경쟁을 해쳐서는 안 되며, 유사한 콘텐츠 간 불합리한 차별도 해서는 안 된다. 아울러 이런 트래픽 관리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미래부 통신경쟁정책과 관계자는 "2012년 삼성 스마트TV의 인터넷을 접속 차단했던 KT가 처벌받았던 이유는 삼성을 LG전자의 스마트TV와 차별했기 때문"이라며 공정성을 강조했다.


미국 판결에 대해 이통사들은 반기는 분위기다. 김효실 KT 망 가치 제고 태스크포스(TF) 상무는 "이번 미국 판결로 이통사가 콘텐츠 업체와 분쟁이 불거졌을 때 이통사들에 힘을 실어줄 근거를 마련하게 됐다"며 "정부와 망중립성에 대한 논의를 할 때 미국 사례를 참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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