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대성전 은행나무는 기념물로 바위글씨 3점은 문화재자료로 지정 예정
[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500년동안 서울을 지켜 온 성균관 은행나무 두 그루가 서울시 기념물로 지정된다.
서울시는 종로구에 있는 성균관 대성전 은행나무를 기념물로, 바위글씨인 '삼청동문'과 '백호정', '월암동'은 문화재자료로 지정하는 안이 문화재위원회에서 의결됐다고 16일 밝혔다.
기념물로 지정될 은행나무는 성균관 대성전 앞뜰에 있다. 성균관에는 총 4그루의 은행나무가 있는데 이 중 명륜당 앞 나무는 이미 천연기념물 제59호로 지정돼 있다. 기념물 등록을 위해 국립산림과학원이 수령을 측정한 결과 400~500년 사이로 확인됐다. 가슴 높이에서 잰 나무의 직경은 각각 2.41m, 2.74m다.
시는 '신증동국여지승람'과 '송자대전' 등의 사료에서 조선시대 동지성균관사였던 윤탁(1472~1534년)이 은행나무 2그루를 심었다는 기록이 있는데 은행나무의 수령이 이 시기와 일치해 동일한 나무로 추정하고 있다.
서울시 문화재위원회는 지난 10일 "일부 외과수술로 변형됐지만 전체적으로 원형이 보존되고 있고 역사적 유래와 변천이 확인되고 있어 서울시 기념물로 지정할 충분한 가치를 지닌다"고 의결했다.
바위글씨 3점은 서울시 문화재자료로 지정된다. 삼청동의 입구에 새겨진 삼청동문(三淸洞門)은 현판대자의 전형을 보여주는 뛰어난 글씨로 조선 후기 문신인 김경문 또는 이상겸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백호정(白虎亭)은 사대부들의 활 연습을 위한 민간 활터인 인왕산 오사정 중 하나다. 현재 배화여대 복지관 쪽 암벽에 있다. 글쓴이는 숙종 때 명필가로 유명한 엄한붕(1685~1759년)으로 전해지고 있다. 조선 중기 이후 글씨체인 월암동(月巖洞)은 홍난파 가옥의 남서쪽 바위사면에 있다. 결구가 치밀하고 풍격이 고고한 조선 중기 이후의 글씨체이다. 고종 때 영의정을 지낸 이유원의 '임하필기'와 조선 후기 학자 조재삼의 '송남잡지'에서 지명 유래와 관련 기록이 확인되고 있다.
시는 문화재 지정 후 일대 자연경관 회복과 보존 방안을 장기적으로 검토·추진해나갈 계획이다.
서울시 문화재지정계획을 16일 공고하고, 다음달 17일까지 각계 의견을 수렴한 후 최종 심의를 거쳐 3월 중 지정고시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한 의견이 있는 경우에는 서울시 역사문화재과(02-2133-2639)로 연락하면 된다.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