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프리보드 개편방안 발표
[아시아경제 정재우 기자] 7월부터 미래에셋생명, IBK투자증권, 팬텍 등 비상장 우량기업의 주식거래가 프리보드에서 가능해진다. '프리보드 개편방안' 시행으로 금융투자협회가 비상장 우량기업들을 프리보드 거래대상 기업으로 지정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또 기존 프리보드는 1부와 2부로 이원화돼, 2부에서는 원칙적으로 모든 비상장주식의 거래가 가능해진다.
14일 서태종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국장은 이같은 내용을 포함한 '프리보드 개편방안'을 발표했다. 서 국장은 "모든 비상장법인의 주식을 투명하고 원활하게 거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개편방안을 마련했다"며 "이를 통해 투자자의 주식거래 편의성을 제고하고 기업의 자금조달을 지원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편안에 따르면 프리보드는 앞으로 1부와 2부로 나뉘어 운영된다. 1부는 일정한 요건을 갖춘 비상장법인의 주식을 거래할 수 있게 되고, 2부는 원칙적으로 최소한의 요건을 갖춘 모든 비상장법인의 주식을 거래할 수 있는 단순 거래플랫폼의 형태를 갖추게 된다.
1부 프리보드 시장은 금투협이 해당 기업을 1부 프리보드 시장 거래기업으로 지정하거나 해당 기업이 금투협에 신청해 심사를 거친 후 등록하는 두가지 형태로 진입하게 된다. 이때 금투협이 지정하는 프리보드 진입 기업에 미래에셋생명, IBK투자증권 등 기존에 공모했던 비우량 상장사들이 대거 포함될 예정이다. 사업보고서를 제출하는 모집매출기업인 동시에 일정 수준의 재무요건을 갖춘 기업이다.
이를 통해 그동안 이들 기업의 IPO만을 기다리며 답답해했던 투자자들이 손쉽게 프리보드에서 해당기업 주식을 거래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금투협은 이같은 기업이 지난 2012년 말 기준 90여개사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래에셋생명보험, IBK투자증권, 산은캐피탈, 팬택, 동아건설산업, 삼성메디슨, 대우산업개발, 제주항공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이와 별개로 기업이 자발적으로 1부 시장에 등록하기 위해서는 금투협이 정하는 일정한 재무요건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금투협은 감사의견 적정, 매출액 5억원 이상, 완전자본잠식상태가 아닐 것 등의 진입요건을 제시할 예정이다.
현행 프리보드 거래기업 53개사는 우선 1부 거래를 허용하고, 2016 회계연도 결산보고서 제출시까지 신규 진입요건을 갖추도록 유예기간을 부여하게 된다.
2부 프리보드 시장은 통일규격증권을 발행하고, 정관상 주식양도에 제한이 없는 등 주식을 거래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요건만을 갖추면 진입이 가능하다. 금투협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약 1478개 비상장법인이 2부시장에서 거래가 가능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퇴출 요건에 대해서도 1부와 2부를 차별해 2부는 별도의 퇴출요건을 설정하지 않는다. 대신 1부 기업에 대해서는 진입요건을 충족하지 못하거나 거래량이 지나치게 적거나, 주식분산이 미흡해 거래활성화를 기대하기 어려운 경우 퇴출시킬 수 있는 요건을 설정한다.
공시의무에 대해서는 1부 프리보드 기업 중 사업보고서 제출법인의 경우 별도의 공시의무를 면제토록 하고, 나머지에 대해서는 반기공시가 의무화된다. 2부 프리보드 시장 기업은 별도의 공시의무가 없다.
금융위는 이를 위해 상반기 중 관련 규정 개정 및 거래시스템 정비 등을 완료한 뒤, 7월부터는 프리보드를 1부와 2부로 나눠 운영할 예정이다.
정재우 기자 jjw@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