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어닝시즌이 본격화하면서 이번주 뉴욕증시는 뚜렷한 방향성을 나타내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주 실적을 공개할 주요 은행들은 큰폭의 순이익 증가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그 자체는 호재지만 높아진 눈높이를 충족시킬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이미 많이 올랐다는 심리가 팽배한 상황이어서 정말 깜짝 놀랄만한 실적을 발표하지 않는 한 추가로 주가를 크게 끌어오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2~3주 가량 기업 실적을 계속 확인해야 하고 이달 말에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까지 예정돼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1월에 뉴욕 주가가 뚜렷한 방향성을 잡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지수별로 지난주 희비가 엇갈렸다. 다우 지수는 지난주 0.2% 하락한 반면 S&P500 지수는 0.6% 올랐다. 나스닥 지수와 중소형 지수인 러셀2000은 각각 1.03%, 0.73% 올랐다.
◆ JP모건 등 주요 은행 실적 발표= S&P500 지수를 구성하는 기업 중 이번 주 실적을 발표하는 기업은 20여개에 불과하다. 하지만 JP모건 체이스부터 모건스탠리까지 미 6대 은행이 모두 실적을 발표한다는 점에서 무게감은 적지 않다.
14일 실적을 공개하는 JP모건 체이스와 웰스파고를 필두로 뱅크오브아메리카(BOA·15일) 씨티그룹, 골드만삭스(이상 16일) 모건스탠리(17일)가 줄줄이 이번주 실적을 공개한다. 미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과 미 최대 수탁은행인 뉴욕 멜론은행도 각각 16일, 17일 실적을 공개한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와 캐피털원 파이낸셜도 16일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어서 사실상 주요 금융 관련 회사들의 실적 발표는 이번주 마무리된다고 봐도 무방하다.
월가에서는 S&P500 기업의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이 전년동기대비 7%대 증가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금융업종 순이익 증가율 예상치는 20%선이다. 전체 업종 중 가장 높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9일 6대 은행의 지난해 순이익이 22% 급증해 총 730억달러를 기록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기대감이 이미 한껏 높아진 만큼 눈높이를 충족시킬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KBW 은행업종 지수는 연초 이후 이미 2% 이상 올라 기대감이 이미 상당 부분 반영됐음을 보여주고 있다. 은행 실적 발표를 앞두고 추가 상승을 기대하기 힘들어보이는 이유다.
비(非)금융업종 중에서는 인텔(16일)과 제너럴 일렉트릭(GE·17일)이 분기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다. 매출 규모가 변수가 될 수 있다. 순이익 증가율과 달리 S&P500 기업의 매출 증가율에 대한 월가의 예상치는 0.4%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버냉키 연설·베이지북= 기업 실적과 함께 뉴욕 주가의 걸림돌이 될 수 있는 요인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양적완화 규모 추가 축소 여부다. 월가에서는 이달 말 있을 FOMC에서 추가로 양적완화 규모가 축소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주 공개된 지난달 FOMC 의사록에서는 통화정책 결정권을 가진 10명의 FOMC 위원 중 9명이 양적완화 규모 축소에 동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지난주 말 공개된 고용지표가 극도의 부진을 보이면서 변수로 등장했다.
추가 양적완화 축소 여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만큼 오는 16일 브루킹스 연구소에서 있을 벤 버냉키 FRB 의장의 연설 내용이 시장의 관심을 끌 것으로 예상된다. 버냉키 의장은 FRB의 과거·현재·미래를 주제로 연설할 예정이다.
버냉키 의장 외에도 지역 연방준비은행 총재들이 대거 대중 앞에 나선다. 13일과 15일 두 차례 대중 앞에 나설 데니스 록하트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를 비롯해 대표적 매파 중 한 명인 리처드 피셔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14일)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15일)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16일) 제프리 래커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 총재(17일) 등이 연설에 나설 예정이다.
15일 공개될 베이지북도 추가 축소 여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중요한 변수다.
◆소매판매·각종 물가= 경제지표 역시 양적완화 규모 추가 축소 여부를 결정지을 변수가 될 수 있다.
이번주에는 12월 재정수지(13일) 12월 소매판매, 12월 수입물가지수, 11월 기업재고(이상 14일) 12월 생산자물가지수(PPI), 1월 엠파이어 스테이트 지수(이상 15일)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1월 필라델피아 제조업 지수, 1월 전미주택건설업협회(NAHB) 주택시장 지수(이상 16일) 12월 주택착공과 건축허가, 12월 산업생산과 설비가동률, 1월 미시간대학교 소비심리지수(이상 17일) 등의 경제지표가 공개된다.
15일에는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서 볼커룰 관련 청문회가 열린다.
유럽에서는 16일 12월 신규 자동차 판매 지표 외에 이렇다 할 지표 발표가 없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14일 신년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13일에는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가 미국을 방문해 백악관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중국에서는 12월 신규 위안화 대출(14일) 12월 외국인직접투자(FDI·15일) 등의 지표를 공개한다.
일본은 14일 지난해 11월 무역수지를 공개한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