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여야 정국 구상 밝히는 정치 행사
-與, 국정 운영 방향 설명, 野, 정치적 어젠다로 대립각 세우는 자리
[아시아경제 전슬기 기자] 새해 벽두 박근혜 대통령을 시작으로 김한길 민주당 대표와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가 13일, 14일 하루 차이로 신년 회견을 연다. 대통령과 여야 대표들의 신년 기자회견은 그해 정국 구상을 밝히는 자리로 그 자체가 정치 행사다. 대통령과 여당이 국정 운영의 방향을 국민들에게 설명한다면, 야당은 정치적 어젠다를 내세워 여당과 대립각을 세우는 자리로 활용한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의 기자회견은 13일이다. 신년 기자회견은 취임 후 처음이다. 이 자리에서 김 대표는 민생·민주주의 회복, 한반도 평화 구축을 위한 방안 등을 언급할 예정이다. 특히 특검·경제민주화·대선 공약 이행 등 지난 1년간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운 사안이 회견문에 올라간다. 김 대표는 박 대통령에게 특검 수용을 거듭 촉구하고 '사회적 대타협위원회' 등도 다시 제안한다. 박 대통령이 언급한 공공부문 개혁과 관련해선, 철도·의료 등에 대한 민영화 반대 입장을 재차 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대표의 신년 기자회견도 정국의 주도권을 되찾아오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특히 안철수 신당 등의 이슈에 묻혀 존재감이 떨어지고 있는 민주당의 존재감을 세우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김 대표는 이날 6·4 지방선거 계획과 무소속 안철수 의원 측과의 연대 가능성에 대한 입장도 밝힐 가능성이 높다.
새누리당의 황 대표는 14일 신년 기자회견을 연다. 황 대표의 신년 회견은 일단 박 대통령의 신년 구상에 보조를 맞추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황 대표는 대통령의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이 차질 없이 추진되도록 공공부문 개혁, 과학기술·정보통신기술(ICT)을 기반으로 한 창조경제 구축, 내수 활성화 관련 입법을 추진하는 등 당 차원의 지원 의지를 표명할 계획이다. 야당에도 이와 관련해선 초당적 협조를 요청하기로 했다. 황 대표는 야당의 특검 요구를 비롯해 지방자치선거 제도 개선 문제, 개헌 등 정치적 현안도 언급할 예정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김한길 민주당 대표의 경우 당내 반대를 무릅쓰고 청와대 신년회에 참석했기 때문에 이번 신년 기자회견은 강경파의 목소리를 반영할 가능성이 크다. 반면 황우여 대표는 긍정적 평가가 많아 여유를 좀 가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하며 "하지만 매년 여당의 기자회견이 그렇듯 대통령 기자회견의 보조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 다른 목소리도 좀 나올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전슬기 기자 sgj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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