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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타운'으로간 실패男, 두달만에 아이디어 사업 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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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인 멘토와 온라인 상담 20차례, 오프라인 만남 4차례도…'폰 안심URL서비스'로 구체화
홈피 문 연지 100일... 국민들의 다양한 구상들을 창업으로 선순환
우수 아이디어' 388건, 지식재산권 등록도 41건...자금 조달이 문제


박근혜정부가 국정철학으로 내세운 '창조경제'는 국가 발전의 동력이 될 것인가, 정치적 수사에 머물 것인가. 창조경제 1년을 맞아 다양한 평가들이 제기되는 가운데 본지는 4차례에 걸쳐 정부 창조경제 1년 성과를 살피고, 국가 발전의 동력으로 견인하기 위한 방향을 모색해본다.

[기획]'타운'으로간 실패男, 두달만에 아이디어 사업 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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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권용민 기자] # 20여번의 온라인 상담과 전화 통화, 4번의 오프라인 만남. 최근 2달여간 이민휘 씨의 아이디어가 시제품 제작 단계에 이르기까지 그와 그의 멘토 박용호 팬더미디어 부사장과 교류한 횟수다. 1989년 20대 후반의 나이로 창업에 나섰던 이씨는 경기 악화로 인한 투자위축으로 실패한 사업가가 됐다. 재도약을 위해 이곳저곳 뛰어 다녔지만 그를 받아주는 곳은 없었다. 그러던 이 씨가 창조경제타운에 가입하면서 새로운 희망이 생겼다. 단순히 '안심 서비스 구현'이라는 사업을 하겠다며 내놓은 아이디어가 박 부사장의 멘토링을 통해 스마트폰에 수신된 URL(주소)를 안전하게 연결해주는 '스마트폰 안심URL 서비스'로 구체화된 것이다. 이 씨는 현재 멘토의 도움으로 사업계획서까지 완성해 투자 유치를 기다리고 있다.

국민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창업으로 선순환시켜 국가 경쟁력을 한단계 도약시킨다는 취지로 창조경제타운이 문을 연지 100일이 지났다. 지난해 9월 30일 서비스를 개시한 창조경제타운은 3개월만인 12월29일까지 1만7364명이 가입했으며 4987건의 아이디어가 제안됐다. 이 중 일부 무의미한 아이디어를 제외한 4420건이 정식으로 등록됐다. 하루 50개 꼴이다.


미래부가 선정하는 '우수 아이디어'로 지난해 12월14일까지 388건이 선정됐다. 그 가운데 150건에 대해 선행기술(기술ㆍ설계 등) 조사가 지원됐으며, 117건에 대해 지재권 등록 여부에 대한 검토가 진행 중이다. 지금까지 지식재산권에 등록된 아이디어도 41건에 이른다.


창조경제타운은 박근혜정부의 핵심 국정 철학인 창조경제의 성공적인 실현을 견인하는 허브 역할을 맡고 있다. 지난달 12일 박근혜 대통령은 서울 삼성동에서 열린 창조경제막람회의 개막식에 참석해 "신산업과 신시장, 새로운 일자리라는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아이디어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만들고, 체험하고, 구체화해서 실현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최문기 미래부 장관도 '국민 생활 속에 뿌리내리는 창조경제'의 첫 번째 과제로 창조경제타운을 꼽았다. 그는 지난 2일 신년사를 통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구체적인 성과를 내겠다"며 "온라인 창조경제타운을 오프라인 공간까지 확대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창조경제타운에 아이디어를 제안해 사업화하기까지는 ▲아이디어 제안 ▲아이디어 구체화ㆍ지재권 등록 ▲타당성 분석 지원 ▲연구개발 지원 ▲창업 지원 ▲시제품제작ㆍ마케팅 지원 등 7개 과정을 거친다.


아이디어들이 등록되면 미래부와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은 우수 아이디어를 선정하고, 이미 지재권에 등록됐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등 선행기술 조사를 거친다. 이 과정은 특허청이 진행하는 '지식재산 기반 국민행복기술 구현사업'과 연계해 민간 변리사, 특허분석 전문가, 기술사업화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는다.


이후 사업 타당성 분석에 들어가는데 사업성, 시장성, 기술성 등을 따진다. 타당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정부출연연구원 등의 연구소가 보유한 장비를 활용한 연구개발이 지원되고, 창업지원 단계에서는 지역경제 활성화와 국가 경쟁력을 높일 목적으로 조성된 테크노파크(TP) 등과 연계해 자금 조달, 법률지원, 법인등록 등의 과정이 이뤄진다.


미래부는 창업지원 예산이 별도로 없기 때문에 자금과 관련해서는 설명회 등을 통해 투자자를 유치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마지막으로 시제품 제작과 마케팅 지원도 민간기업이나 비영리단체와 협력해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한다.


지금까지 실적을 보면 지재권 등록이라는 2단계까지 진행된 상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창조경제타운의 성패가 3단계 이후에 달려 있다고 강조한다. 사업화를 위한 실질적인 과정이 3단계 이후에 몰려 있다는 이유에서다. 타당성 분석 과정을 거친 아이디어가 아직 없다는 것을 주목해야 할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업계 관계자는 "타당성 분석은 사업의 성공여부를 점쳐볼 수 있는 중요한 과정이지만 미래부의 예산이 없어 절차만 만들어놓은채 아직 실행 단계에 돌입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래부 관계자는 "창조경제타운이 오픈한지 얼마 되지 않아 좋은 아이디어가 사업화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린다"며 "창조경제타운의 멘토, 협력 기관 등과 협력해 실질적인 지원이 이뤄지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금 마련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지금은 자금 투자를 민간에 의존하고 있지만 그 규모가 크지 않은만큼 정부가 보증하는 방식의 지원 규모를 더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송희준 ICT대연합 운영위원장은 "진흥정책은 기본적으로 돈이 많이 필요하지만 미래부의 예산은 창조경제를 위해 세워놓은 계획보다 많이 적다"며 "17개 광역시ㆍ도에 오프라인 창조경제타운도 만든다고 하는데 여기에 필요한 과학기술, 콘텐츠를 위한 예산 지원도 더 있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강충인 건국대교육원 외래교수도 "모든 부처가 예산을 효율적으로 쓰지는 못하는데 연말이 되면 이를 억지로 소진하는 것이 전통이 됐다"며 "이런 예산을 찾아내 부처간 협력을 통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권용민 기자 festy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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