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김재연 기자] 월드컵을 앞둔 2002년 7월. 전국 백화점과 가전 매장에 '고화질 TV 시대'라는 현수막이 걸렸다. 기존 TV보다 화질이 좋아진 고화질(HD) TV를 홍보하기 위해서였다. 당시만 해도 축구경기는 선수들의 등번호를 보는 것이 고작이었지만 HD TV는 등번호 위의 이름과 선수들의 얼굴까지 볼 수 있었다.
12년이 지난 현재 HD TV는 4배 화질이 좋아진 초고화질(UHD) TV로 진화했다. 이제는 선수들의 표정과 얼굴에 맺힌 땀방울까지 보여준다. 2월 소치 동계올림픽은 전 경기를 UHD로 송출하고 6월 브라질 월드컵은 개막전과 결승전을 포함해 최대 10경기가 UHD로 제작된다.
UHD TV는 종전 LCD 패널을 그대로 이용한 제품과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손꼽히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채용한 제품이 있다.
UHD급으로 해상도를 높인 OLED TV는 스포츠 관람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UHD는 기존 풀HD 대비 해상도를 2배 높인 기술이다. 같은 크기의 화면에 화소가 4배 이상 많아진다. 때문에 화면이 더욱 선명해진다. 55인치 HD TV의 경우 눈으로 화소를 구분할 수 있다. 마치 사진과도 같은 화면은 실제 경기장에서 눈으로 보는 것보다 더 뛰어난 화질을 제공한다.
OLED TV는 스스로 빛을 내는 소자를 사용한다. 백라이트가 필요 없기 때문에 TV를 얇고 가볍게 만들 수 있고 완벽한 검은색을 표현할 수 있다. 동작속도는 LCD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다. 제아무리 빠른 동작이라 해도 전혀 잔상을 남기지 않는다. 때문에 올림픽, 월드컵 관람에는 UHD OLED TV가 진가를 발휘한다.
김연아의 피겨스케이팅 경기에선 점프와 함께 바람에 실린 머리카락의 움직임은 물론 잘게 부서진 얼음조각이 흩날리는 장면도 볼 수 있다. 양궁 경기에선 미세한 근육의 움직임을 눈으로 확인하며 긴장감을 더해준다. 경기장에 직접 가지 않아도 바로 눈앞에서 경기를 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축구 경기에선 바람에 따라 움직이는 잔디의 물결을 TV로 볼 수 있게 된다. 미묘한 얼굴 표정마저도 그대로 화면에 드러나기 때문에 경기 관람에 긴장감을 더한다. 경기에 대한 몰입을 넘어서 현장에 함께 있는 듯한 느낌마저 준다.
문제는 가격이다. OLED 패널 시장은 아직 초기로 대량 양산이 되지 않아 가격이 비싸다. 풀HD급 55인치 OLED TV는 1000만원 상당에 판매되고 있다. UHD 해상도를 가진 OLED TV는 최소 1500만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UHD OLED TV 가격이 부담되면 LCD 패널을 채용한 UHD TV를 고려해볼 만하다. LCD 패널을 채용한 UHD TV는 55인치 제품의 경우 400만원대에 판매된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김재연 기자 ukebid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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