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설에 '불안과 착잡함' 토로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세종청사 1급 고위공무원들의 갑오년은 '불안과 착잡함'으로 시작됐다. 연말연초부터 국무조정실·국무총리비서실(이하 국무총리실) 1급 10명이 일괄사표를 썼기 때문이다. 공무원들은 삼삼오오 모일 때마다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지를 두고 나름의 해석을 내놓고 있다. 해가 바뀌면 공무원들에게 초미의 관심사는 인사이다. 고위층 인사가 어떻게 이뤄지는지에 따라 자신의 위치 또한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1급 인사가 이뤄지면 줄줄이 연쇄적으로 자리이동이 시작된다. 가뜩이나 2단계 이전 등으로 시끌벅적한 가운데 세종청사는 지금 인사 태풍까지 불고 있다.
세종청사의 한 공무원은 7일 흡연구역에서 담배를 피며 "요즈음 모이기만 하면 1급 인사에 대한 이야기 뿐"이라며 "새 정부가 들어서면 1급에 대한 일괄사표를 받는데 박근혜정부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1년 전에 이뤄져야 할 '일괄사표'가 올해 이뤄질 것이라는 자체 전망이었다. 공무원들의 동요가 중앙부처와 공공기관에까지 확대되자 정홍원 국무총리는 지난 4일 주말에도 불구하고 관계장관회의를 소집했다. 이 자리에서 정 총리는 "국무총리실 인사는 내부 인사요인이 있던 차에 국정운영 2년차를 맞아 총리실이 새로운 각오로 심기일전하는 뜻에서 일괄 사표 형식을 취한 것"이라며 "정부 전체 고위직의 일률적 물갈이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정 총리의 이 같은 발언은 그러나 세종청사 공무원들의 동요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세종청사 중앙부처의 한 1급 고위공무원은 "연말연초에 준비해야 할 일도 많고 업무도 집중되는 시기"라며 "외부 인사설에 대해서는 애써 외면하려 하는데 솔직히 국무총리실 인사 불똥이 어디까지 튈지 관심사항"이라고 말했다. 예측가능한 시나리오가 없는 상황이다 보니 더 불안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국무총리실의 한 관계자는 "조만간 1급 일괄사표에 대한 총리의 결정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사표를 제출한 1급들 중 몇몇은 사표가 수리되고 다른 자리를 내정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3배수의 1급 후임 후보자 명단이 총리에게 전달된 상황이다. 총리실 1급 인사가 마무리되면 어떤 식으로든 중앙부처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정 총리가 '일률적 물갈이'는 아니라고 공식 입장을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 세종청사는 '인사 태풍'에 공무원들의 관심이 쏠려 있다.
세종=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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