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유 외환 다변화 속도도 빨라…달러 비중 하락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 세계 중앙은행들의 외환 보유액 규모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보유 외환 다변화 속도도 빨라졌다.
영국 경제 일간 파이낸셜타임스 등 외신들은 국제통화기금(IMF)의 집계를 인용해 지난해 3분기 각국 중앙은행의 외환 보유고 총액은 11조4300억달러(약 1경2213조원)로 사상 최대치에 이르렀다고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전분기보다 2900억달러 증가한 것으로 2001년 외환 보유 규모 1조6100억원에 비해 7배 증가한 것이다.
외환 보유고 1위인 중국의 외환 보유 증가 속도가 가장 빨랐다. 지난해 3분기 중국의 외환 보유액은 3조6600억달러로 전분기 대비 1096억달러 증가했다.
IMF는 같은 기간 한국의 외환 보유액을 3450억달러로 집계했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지난해 말 현재 한국의 외환 보유액은 3464억6000만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각국 중앙은행의 외환 보유 다변화 속도도 빨라졌다. 세계 외환 보유고 가운데 미국 달러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2분기 61.76%에서 3분기 61.44%로 낮아졌다. 10년 전만 해도 달러 비중은 70%를 웃돌았다. 그러나 이후 지금까지 10%포인트 가까이 낮아진 것이다.
반면 유로화 비중은 지난해 2분기 23.9%에서 3분기 24.2%로 늘었다. 유로 비중은 2009년 28%로 최고치를 기록한 뒤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 재정위기가 고조되면서 줄었다. 그러던 중 지난해 들어 다시 증가하는 추세다.
호주달러, 캐나다달러, 영국의 파운드 등 다른 통화의 위상도 높아지고 있다. 호주와 캐나다의 경우 글로벌 금융위기의 충격을 상대적으로 덜 받았다. 이에 호주달러와 캐나다달러 수요가 늘어 외환 보유고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꾸준히 늘고 있다. 외환 보유고에서 엔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3분기 3.86%로 전분기 대비 0.03%포인트 하락했다.
투자은행 JP모건체이스의 케빈 헤브너 외환전략가는 "각국 중앙은행의 보유 외환 다변화가 다시 시작됐다"며 "유로·호주달러·캐나다달러 등 다른 통화의 비중이 늘 만한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설명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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