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7년간의 한국생활을 마감한 데얀 다미아노비치(33·FC서울)는 단순한 외국인 선수를 뛰어넘어 K리그에 한 획을 그은 살아있는 전설이다. 최초라는 수식어와 함께 전무후무한 기록에 자신의 이름을 아로새기고 중국 슈퍼리그 장수 세인티로의 이적을 택했다.
데얀은 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고별 기자회견을 열고 정들었던 K리그와 작별을 고했다. 그는 "축구인생 최고의 시간을 한국에서 보냈고 선수로서 정말 많은 것을 얻었다"면서 "제 2의 고향을 벗어나지만 언젠가는 다시 돌아올 거라고 약속한다"며 아쉬움을 달랬다.
데얀은 2007년 인천 유나이티드 유니폼을 입고 K리그에 입성한 뒤 이듬해 FC서울로 둥지를 옮겨 6시즌을 더 뛰었다. 2010년과 2012년에는 팀의 정규리그 우승에 앞장섰고, 지난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에도 일조했다. 7시즌 동안 남긴 발자취는 누구보다 화려했다. 3년 연속 득점왕(2011~2013년)과 6시즌 공격 포인트 20개, 7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 모두에 K리그 최초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역대 외국인 선수 최다득점(141골)과 한 시즌 최다 골(31골·2012년) 타이틀 역시 그의 몫이었다. 자신에 대한 신뢰를 꾸준한 활약의 비결로 꼽은 데얀은 "흥분하지 않는 침착함과 골을 넣을 수 있다는 믿음이 있어야만 좋은 공격수가 될 수 있다"라고 조언했다.
그런 그가 인정하는 K리그 최고의 공격수 가운데 첫 손에 꼽은 선수는 이동국(전북)과 김신욱(울산). 나란히 득점왕 경쟁을 펼친 라이벌이다. 데얀은 "이동국은 2007년부터 함께 자웅을 겨뤘는데 지금까지도 믿을 수 없을 만큼 좋은 기량을 유지하고 있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김신욱에 대해서도 "예전보다 두 배 이상 실력이 향상됐다"며 존경심을 표했다. 반면 상대하기 껄끄러웠던 수비수로는 전 울산의 캡틴 곽태휘(알 힐랄)와 수원의 주장 곽희주를 각각 호명했다.
자신의 뒤를 이을 친정팀 새 외국인 선수를 향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데얀은 "한국선수들의 체력과 투쟁심은 단연 아시아 최고라고 생각한다"며 "FC서울은 큰 목표를 그리는 구단인 만큼 새로 가세할 용병 역시 그에 상응하는 준비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정재훈 사진기자 roz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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