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정부 역대 최대 융자...미일 동맹 공고히 하겠다는 복안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신칸센(新幹線)을 미국에 수출하려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약 5조 원의 규모 융자를 제안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마이니치 문이 5일 보도했다.
아베 총리가 지난해 2월 워싱턴에서 오바마 대통령과 회담할 때 워싱턴과 메릴랜드주 볼티모어를 잇는 초전도 리니어 신칸센 도입 구상에 관해 전체 공사비의 절반을 국제협력은행을 통해 융자하겠다는 의향을 전했다고 일본 정부 관계자가 밝혔다고 마이니치는 전했다.
마이니치는 전체 공사비가 약 1조 엔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일본 정부가 미국에 5000만엔(한화 약 5조551억원)을 융자하고 신칸센 특허 기술을 무상 제공하겠다는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초전도 리니어 철도는 일본이 개발에 성공한 차세대 육상 교통시스템으로 초전도현상으로 발생한 강력한 자력을 이용하기 때문에 열차가 선로에서 약 10㎝가량 떠서 운행하며 시속 500㎞로 주행할 수 있다.
이는 일본의 대외 융자 중 사상 최대 규모다.지금까지 일본 정부가 한 대외 융자 중 최대 규모는 4250억엔으로 오스트레일리아 액화천연가스(LNG) 사업에 한 것이다.
마이니치니는 미국의 리니어 구상은 워싱턴-볼티모어-뉴욕-보스턴을 잇는 전체 730㎞ 구간에 신칸센을 도입하되 이 가운데 워싱턴과 볼티모어 사이의 60㎞를 조기개통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워싱턴에서 볼티모어까지는 지상으로 이동하면 통상 1시간 정도가 걸리지만, 초전도 리니어 신칸센을 개통하면 소요 시간이 15분으로 단축된다고 마이니치는 전했다.
아베 총리는 지난해 9월 미국을 재 방문했을 때 “일본에서 도쿄와 나고야 사이에 (신칸센의) 개통이 추진 중”이라면서 “그전에 먼저 볼티모어와 워싱턴을 잇겠다”며 신칸센 도입을 제안했다.
마이니치는 일본 정부가 사상 최고 금액이 될 파격적인 융자와 기술 제공을 제의한 것에 신칸센의 수송 능력을 세계에 알리고 미국과 일본의 동맹을 다지려는 의도가 깔렸다고 평가했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미국 국민의 생활양식에 큰 변화를 주고 미일 동맹의 보증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라면서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 이전에도 판단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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