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비업체들, 엉뚱한 주소 검색·검색 먹통 등 문제 발생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 직장인 이지혜씨는 2일 출근하기 위해 내비게이션 'T맵'에서 도로명주소로 검색했다가 큰 혼란을 겪었다. 기존 검색 주소인 '서울시 중구 초동 42번지'를 도로명주소로 변환해 '서울시 중구 충무로 29'로 검색했는데 정작 내비게이션이 찾아준 곳은 '서울 중구 충무로3가 29-1번지'였던 것. 일단 찾아가긴 했지만 원래 직장에서 2블록 정도 떨어진 곳이었다. A씨는 '오차범위가 크지 않은 것이 다행'이라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새해 들어 도로명주소가 전면 도입됐지만 길 찾기 애플리케이션이나 내비게이션에서 주소가 잘못 검색되는 등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가장 빈번한 문제는 도로명주소로 검색해도 기존의 지번 주소로 검색되는 것이다. T맵은 일부 도로명주소로 검색해 본 결과 다른 지번 주소로 잘못 검색되는 사례가 여럿 발생했고, 팅크웨어의 앱 '아이나비 에어LTE'도 '김포한강2로 362'라는 도로명주소로 검색해도 '김포시 장기동 1866-1'라는 지번 주소로 결과가 나왔다.
지은 지 얼마 안 되는 신규단지에 대한 업데이트도 느리다. LG유플러스의 U+내비는 '경기 고양시 덕양구 신원로 35(경기 고양 삼송지구 현대 힐스테이트 아파트)'로 검색할 경우 아예 검색이 되지 않아 해당 아파트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데이터베이스(DB)의 정확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지만 T맵 개발ㆍ운영을 맡고 있는 SK플래닛 관계자는 "오차의 이유에 대해서는 섣불리 말하기 어렵다"고 답을 피했다. 현재 T맵뿐 아니라 많은 회사들이 안전행정부에서 도로명주소와 지번주소 DB를 받고 있다.
2011년 7월 이전 출시된 구형 내비게이션 사용자들도 불편을 겪기는 마찬가지다. 신형 내비게이션은 도로명주소가 지도 데이터에 포함돼 있지만 구형 제품은 새 주소 자료를 사용자가 직접 업데이트를 해야 한다. 문제는 업데이트 과정도 불편한 데다 일부 구형 제품은 메모리 용량이 작아서 업데이트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현대엠엔소프트 관계자는 "구형 내비게이션은 용량이 작고 중앙처리장치(CPU) 성능도 낮아 방대한 도로명주소 데이터를 저장ㆍ처리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