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 노대래 공정거래위원장이 1일 2014년 신년사를 통해 "올해의 공정거래정책은 세계경제 흐름을 반영해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 기업들의 경쟁력이 침해받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내에서는 원칙에 맞는 시장경제와 비정상적인 거래관행의 개선을 통해 경제 체질이 강화되도록 유도해 나가야 한다"고 전했다.
노 위원장은 지난 2013년에는 경제원칙에 입각한 공정거래 정책 운영이라는 정책기조를 일관되게 지켰고, 정상 이상의 보상을 추구하는 부당한 활동 규율에 집중해 중요한 입법 과제를 마무리했다고 자평했다.
다음은 노 위원장의 신년사 전문이다.
< 신년사 >
사랑하는 공정거래위원회 직원 여러분!
2014년 갑오(甲午)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해를 맞이하여
여러분의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작년 한 해,
어려운 경제상황과 세종시 이전 등으로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우리 공정거래위원회는 맡겨진 임무를
차질 없이 완수했습니다.
이 모든 성과는 꿋꿋이 소임을 다해준
우리 직원들 덕분이라고 봅니다.
직원 여러분, 정말 수고 많이 했습니다.
저는
작년 4월 취임이후
‘경제원칙에 입각한 공정거래정책 운영’이라는
정책기조를 일관되게 지켜왔습니다.
직접적인 가격관리나 출점제한 등
경쟁촉진과 거리가 있는 정책은
업무에서 철저히 배제하였고,
부당 단가인하나 가격차별의 경우에도
가격 그 자체가 아니라
부당성에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또한, 경제민주화 정책도
‘정상 이상의 보상을 추구하는 부당한 활동 규율’에
집중함으로써
각계의 불만을 잠재우면서
중요한 입법과제는 대부분 마무리하였습니다.
우선 총수일가의 사익편취 규율 입법은
불공정거래 중심의 공정거래법을
남용행위 감시로 한 차원 높였다는 데
큰 의미가 있습니다.
개정 법률이 아직 시행되지도 않았는데,
대기업들이 경쟁입찰 비중을 높이고
외부기업으로의 직발주를 확대하는 등
자발적인 변화가 일고 있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현상입니다.
또한 신규 순환출자 금지 입법도 매듭지었습니다.
대기업의 부실 확산을 막고
우리경제의 건전한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최소한의 잠금장치가 마련된 것입니다.
그리고 3배 손해배상제, 가맹점주 권리강화 등
경제적 약자의 권익보호를 위한
제도적 장치들도 대폭 보강했습니다.
아울러 서민생활 밀접분야에서의 담합,
B2B나 온라인 거래상의 불공정행위를
철저하게 제재하고,
불공정 약관도 적극 시정하였습니다.
한편 공정위 내부적으로는
기관운영과 업무관행의 투명성과 청렴성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했습니다.
우선, 사건처리 관행을 투명하게 하기 위해
사건등록 관리규정과 사건처리 수칙을 제정하고
무혐의 처리사건의 적정여부를 외부 전문가들이
검토할 수 있는 제도도 도입했습니다.
그리고 퇴직후 재취업에 따른 역작용을 방지하기 위해
퇴직심사 절차와 전관예우 공익신고제를 도입하였고,
조사정보 유출 금지규정과 보안수칙을 제정하였으며, 윤리규정 위반에 대한 제재도 대폭 강화하였습니다.
사랑하는 공정위 가족 여러분!
지금 우리경제는
경제회복의 불씨가 살아나고 있으나
대내외 여건이 녹록하지는 않습니다.
취약한 내수와 여전히 드리워진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문제입니다.
중국, 인도 등 대규모 공급경제국들의
고속성장에 따라
초과공급, 저성장, 저물가, 저고용 등
과거에 없었던 새로운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여타 국가들은
구조조정이라는 숙제와
성장동력 발굴이라는 새로운 과제를
떠안게 되었습니다.
올해의 공정거래정책은
이러한 세계경제의 흐름을 반영하여,
글로벌시장에서는 우리 기업들의
경쟁력이 침해받지 않도록 하고,
국내적으로는 원칙에 맞는 시장경제와
비정상적인 거래관행의 개선을 통해
경제체질이 강화되도록 유도해 나가야 합니다.
이를 위해 다음 몇 가지 사항을 감안해서
정책을 운용해 나가고자 합니다.
첫째, 새로이 도입된 제도들이
구체적인 시장성과로 이어지도록
하부 집행기준을 적기에 마련하고
차질 없이 집행해 나가야겠습니다.
또한 기업 스스로 법과 제도를 준수하도록
교육과 홍보를 한층 강화해 나가야 합니다.
따르지 않는 법은 없는 법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입니다.
이와 더불어,
중간금융지주회사 도입,
소비자권익증진기금 신설 등
남아있는 정책과제들도
경제여건 등을 감안하면서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야 하겠습니다.
둘째, 공정경쟁 기반 구축에 힘을 쏟아야 하겠습니다.
창조경제를 위해서는
“누구나 혁신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고,
혁신에 성공한 경우
정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경제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 필수입니다.
특히, 기술이나 인력 유용 등으로 인해
창의성 있는 핵심기술과 아이디어를 가진
중소벤처기업이 위축되어서는 안됩니다.
따라서 중소벤처기업이 하도급이나 납품거래에서
겪고 있는 불공정한 기술거래 관행이
근절되도록 역량을 집중해야겠습니다.
특히 ICT 등 신성장 분야에서
특허권이나 신기술이 새로운 도전자의 출현을
부당하게 가로막거나 배제하지 못하도록
감시를 강화하는 한편,
동태적 경쟁환경 조성을 위한
경쟁정책 차원의 대책도 수립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셋째, 산업간 융합 강화와
디지털 신경제 시대에 걸 맞는
소비자정책을 추진해 나가야겠습니다.
온라인 시장에서는
생산주체가 불분명하거나
편향적으로 쏠린 정보에 기초하여
소비자가 역선택을 할 위험이 큽니다.
적절한 상품 정보가 적시에 제공되도록 하고,
소비자의 선택권도
디지털 시대에 걸맞게 보호되어야 합니다.
아울러,
온라인상의 부당광고,
전자상거래상의 소비자 기만행위 등에 대해
감시를 강화하는 한편,
서민생활과 관련된 불공정 약관도
철저하게 시정해 나가야 합니다.
이러한 과제들은 공정위 홀로
수행할 수 있는 과제가 아닙니다.
소비자단체, 학계, 소비자원 등과의
유기적인 협력을 통해 성과를 극대화해
나가야 한다고 봅니다.
넷째, 경쟁법의 글로벌화에
적극 대응해 나가야 합니다.
1990년대까지는 ‘시장개방’ 문제가 중요했지만,
지금은 ‘투명하고 비차별적인 법집행’이
현안이 되었습니다.
우리가 외국기업에게
차별적이거나 불공정한 관행을 강요하지 않듯이
우리 기업들도
해외에서 차별취급을 당해서는 안됩니다.
경쟁법의 국제화를 유도하고,
FTA협정 등에 경쟁챕터를 마련해서
우리 기업에게 투명성, 비차별, 균등한 방어권이
보장될 수 있도록 최대한의 노력을
경주해 나가고자 합니다.
다섯째, 유통 및 공공분야에서
대기업의 우월적 지위 남용 등
불공정 관행을 지속 개선해 나가야겠습니다.
유통 및 공공 분야 모두
소수 독과점 기업이 시장을 좌우하고 있고,
우월적 지위남용이 문제되고 있습니다.
이를 시정하는 것은
우리 경제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매우 시급한 과제라고 봅니다.
여섯째, 잘못된 제도와 관행들을 바로 잡는데
공정위가 선도적인 역할을 해나가야겠습니다.
비정상을 정상화하는 것은
원칙이 바로 선 시장경제질서,
즉 공정거래를 확립하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비정상 거래가 정상거래로 이해되는 상황에서는
비정상의 정상화가 쉽지 않습니다.
비정상을 비정상으로 이해하도록 설득하고
이해를 구하는 노력을 강화해야 합니다.
일곱째, 우리 위원회는 법을 집행하는 기관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케이스와 현장으로부터
분리될 수 없는 존재입니다.
현장에 한발 더 다가서서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소통하는 노력을
배가해야 하겠습니다.
특히 새로 도입한 제도와 집행기준들이
시장을 제대로 교정해 나가고 있는지,
마찰적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는지,
기대와 달리 시장에 역작용을 초래하고 있는지
세심하게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국민의 신뢰를 확보하기 위하여
투명성과 청렴성을 계속 높여 나가야 하겠습니다.
사랑하는 공정위 직원 및 가족 여러분!
세종시로 이사온 지 1년이 지났습니다.
지난 1년은 업무적으로나 가정적으로
모두 힘들었음을 누구보다 제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것은 선택의 문제가 아닙니다.
저를 포함해서 우리 모두
일을 보다 효율적으로 처리해 나가는 방안을
강구해 나가야 합니다.
하지만 건강은 스스로 챙겨주십시오.
아무리 바빠도 규칙적으로 하는 자기만의 운동을
꼭 개발해서 실천해 주시기 바랍니다.
올 한 해, 우리 직원 모두
주인의식을 가지고
매사에 지혜와 열정을 모아 나간다면
성과는 분명히 우리 것이 될 것입니다.
끝으로,
직원 여러분의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고,
모든 일이 소망한 대로 이루어지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14년 1월 2일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 노대래
세종=이윤재 기자 gal-r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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