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솔홈데코-한솔, 다이소-다사소, 본죽-본맛죽
3년간 상표권 분쟁 3104건 달해…이미지 실추·소비자 피해도
[아시아경제 이정민 기자] 목질계 바닥재 전문 업체 한솔홈데코는 최근 소비자들의 빗발치는 전기매트 문의 전화로 업무에 지장을 받을 지경이다. 알고보니 한 전기매트 업체가 '한솔'이라는 이름을 쓰면서 소비자들이 한솔홈데코로 혼동하고 있는 것이다. 한솔홈데코는 홈페이지를 통해 이런 사실을 공지하고 있지만 상황은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일부 영세 업체가 마케팅 일환으로 중소ㆍ중견기업들과 비슷한 이름을 사용하면서 소비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이름을 도용당한 기업은 이미지 실추를 우려해 소송까지 불사하는 상황이다. 김한표 새누리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상표 및 디자인권 고소현황' 자료에 따르면 상표권 분쟁은 최근 3년간 3104건에 달했다. 경기가 어려워지자 영세업체들이 이미 잘 알려진 기업들의 이름을 마케팅 수단으로 삼아 후광효과를 노리는 것.
생활용품 전문 업체의 대명사인 다이소는 최근 법원의 엇갈린 결정에 울상을 짓고 있다. 유사 브랜드 다사소에 서비스표권 침해금지 소송을 냈는데 지난 3월엔 일부 승소하고 지난 10월엔 패소했기 때문이다. 첫 공판에서 재판부는 "두 회사의 서비스표가 다르다고 볼 여지가 있기는 하지만 등록서비스표가 외관상 유사해 다이소의 서비스표권 침해를 우려할 만하다"며 다이소의 손을 들었다. 그러나 최근 공판에서는 "두 회사의 서비스표는 외관과 관념에 있어 서로 달라 다사소가 다이소의 서비스표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다이소는 소송 패배로 인한 이미지 실추로 찬물을 얻어 맞은셈.
국내 대표 죽 브랜드 본죽을 운영하는 본아이에프도 상표권 분쟁을 겪은 바 있다. 최씨는 2005년부터 본아이에프와 가맹 계약을 맺고 4년간 본죽을 운영했다. 2009년 말 계약이 해지되자 최씨는 같은 장소에서 이름 한 글자만 바꾸고 '본맛죽'을 개업해 장사를 계속했다. 메뉴도 그전과 동일하거나 유사했다.
본사는 이를 알고 최씨에게 손해배상 소송을 걸었다. 재판부는 "최씨의 '본맛죽'은 '본죽' 가운데 글자를 의도적으로 추가한 것에 불과하다"며 "소비자들이 본죽과 오인할 우려가 있으므로 최씨는 '본맛죽'상표를 더 이상 사용해선 안된다. 최씨는 5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시했다.
상표권 분쟁의 피해는 결과적으로 소비자들에게 돌아간다. 상표를 오인함에 따라 본래의 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영세업체들의 짧은 생각이 시장을 혼탁하게 하고 있다"며 "소비자들은 제품 구매 전 꼼꼼히 살펴보고 구매해야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정민 기자 ljm10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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