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권용민 기자] 캐나다 스마트폰 제조사 블랙베리가 지난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처참한 실적을 발표했다.
20일(현지시간) 텔레그래프 등 외신에 따르면 블랙베리는 3분기에 44억달러(약 4조6684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블랙베리10의 판매 부진과 세금, 구조조정 등 특별회계 비용이 늘어난 결과로 풀이된다.
3분기 매출은 12억달러로 지난해 같은달(27억달러) 대비 15억달러가 줄었다. 바로 앞 분기인 2분기(16억달러)와 비교해도 24%가량 하락한 것이다.
블랙베리는 손실의 이유로 장기보유 자산 관련 세금, 재고 처리, 구조조정 과정의 비용 등을 들었다. 특별회계 비용을 제외하면 3분기 손실은 3억6400만달러다.
이같은 실적 악화는 올해 초 블랙베리가 야심차게 준비한 블랙베리10 운영체제(OS) 기반의 최신 스마트폰들의 판매가 부진했기 때문이다.
블랙베리에 따르면 3분기동안 판매된 블랙베리 스마트폰은 총 430만대지만 이중 320만대가 블랙베리7 OS를 탑재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블랙베리10 스마트폰은 전체 판매량의 26%인 110만대에 불과했다.
한편 블랙베리는 향후 신흥개발국가를 대상으로 저가 스마트폰 생산에 주력할 계획이다. 블랙베리는 같은 날 폭스콘과의 5년 전략 제휴를 발표하고 인도네시아와 멕시코 등 신흥시장에 저가폰을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계 최대 전자기기 및 부품 생산업체인 폭스콘은 일부 블랙베리 단말기를 개발·생산하며 관련 재고를 관리할 계획이다.
블랙베리가 폭스콘을 통해 생산할 첫 번째 스마트폰은 블랙베리10 OS 기반의 3G 스마트폰 '블랙베리10'으로 내년 상반기에 출시될 것으로 알려졌다.
존 첸 블랙베리 최고경영자(CEO)는 "앞으로는 재고자산 손실 처리를 해야만 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며 "블랙베리가 보유한 현금자산을 바탕으로 사업 조정을 통해 2016년에는 흑자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용민 기자 festy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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