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적장의 극찬이 아깝지 않았다. 극적인 결승골로 거함 첼시를 무너뜨린 기성용(선덜랜드)이다.
18일(한국시간) 영국 선덜랜드 스타디움오브라이트에서 열린 첼시와의 2013-14시즌 캐피탈원컵 8강전에서 역전 결승골을 넣어 2대 1의 짜릿한 승리를 안겼다. 후반 18분 크레이그 가드너를 대신해 교체 투입된 뒤 1대 1로 맞선 연장 후반 13분 득점포를 성공시켰다. 파비오 보리니가 밀어준 패스를 페널티박스 안쪽에서 수비 한 명을 따돌리고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 골문 구석을 흔들었다. 잉글랜드 무대 데뷔 골이다.
경기를 앞두고 경계심을 늦추지 않던 주제 뮤리뉴 첼시 감독의 예상이 그대로 적중했다. 무리뉴 감독은 "기성용이 선덜랜드의 공격 전개에서 매우 중요한 선수"라며 "철저한 압박을 통해 창의적인 플레이를 차단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야심찬 공언에도 물오른 공격본능을 막아내긴 역부족이었다. 15일 벌어진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의 정규리그 원정경기에서 가능성을 확인시킨 기성용은 이날 역시 과감한 문전 침투로 상대 수비를 흔들었다. 연장 후반 6분 위협적인 중거리 슈팅과 3분 뒤 회심의 헤딩슛으로 골문을 위협하더니 기어이 결승골을 터뜨리며 승리의 주역으로 거듭났다.
기성용은 특히 컵 대회와 인연이 깊다. 셀틱 소속이던 2011년에는 스코티시컵 결승에서 선제 결승골을 넣으며 3대 0 승리를 견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잉글랜드로 이적한 지난 시즌에는 스완지시티 유니폼을 입고 팀 창단 101년 만의 첫 우승을 함께했었다. '임대신화'를 쓰고 있는 선덜랜드에서도 기분 좋은 추억을 재현할지 주목된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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