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오프라인 확산에 "예의주시" 반응속 '촛불' 확산차단 대책 골몰
[아시아경제 최은석 기자] '안녕들하십니까'라는 제목의 고려대 대자보가 사회적 반향을 일으키면서 새누리당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아직은 고민 수준이지만 철도 노조 파업과 맞물리면서 자칫 '반정부 투쟁'의 촉매제가 될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당 일각에선 '제2의 촛불시위'까지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대자보는 철도 노조 파업, 국가정보원 선거 개입 의혹 등 박근혜정부를 비판하는 내용이다. 정치권은 대학생들의 기말시험이 끝나는 이번 주가 대학가에 정치 이슈가 확산되는 지 여부가 판가름 나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페이스북에 개설된 '안녕들하십니까' 페이지는 17일 현재 25만여명이 '좋아요'를 눌렀고,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관련 댓글 게재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오프라인에서는 전국 대학에 '안녕하지 못하다'는 제목류의 화답 대자보가 붙고 있다. 16일 서울 명동에서는 한 여대생이 1인 시위까지 벌였다.
이명박 정부 첫해 '미국산 소고기 촛불시위'의 불씨가 됐던 일부 연예인들도 이번 대자보 움직임에 가세하는 분위기다. 그룹 샤이니의 종현은 관련 대자보 문구를 자신의 트위터에 올리기도 했다. '제2의 촛불시위'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16일 비공개로 진행된 새누리당 지도부 회의에서도 이 안건이 화제가 됐다. 한 당직자는 "본격 논의는 되지 않았고 '예의주시하자'는 정도의 얘기만 나왔다"며 "대학생들 활동에 정당이 일일이 언급하는 것이 맞는지…"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우선 당 정책위원회와 사무처가 진행 상황을 체크하며 대응방안을 찾겠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대선 당시 대학생 맞춤형 공약을 체크하고 이행하기 위한 방안을 내놓으며 불만을 가라앉히겠다는 게 '1차 대응' 방안이다. 김상민 의원이 '반값 등록금' 공약 이행 요구에 대해서도 곧바로 방안을 찾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이 불씨가 정치권으로 옮겨 붙는 것에는 극도로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 고위 당직자는 "대학생들의 순수한 대자보는 환영할 일이지만 민영화를 하는 것도 아닌데 민영화 논란으로 번지고, 영리병원이 결정 난 것도 아닌데 병원비가 수십만원이 될 것이란 괴담 수준의 얘기가 돌고 있다"며 "광우병 논란은 한 번이면 됐다. 정치권이 이를 활용하려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 관계자는 "대자보 사건은 정치부재에 대한 문제제기"라며 "정치권이 이에 대해 적절한 대응을 못하면 파장이 확산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최은석 기자 chami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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