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황창규 전 삼성전자 사장이 차기 KT 최고경영자(CEO) 최종 후보 1인으로 선정됐다. KT CEO 추천위원회는 16일 오후 2시부터 7시까지 다섯 시간에 걸친 마라톤 면접과 회의 끝에 황 전 사장을 최종 후보로 선정했다.
KT CEO 공백상태 한 달 만에 새로운 KT CEO가 선발된 것이다. 최종 후보지만 사실상 임시주총 통과 절차만 남겨놓은 상태라 새CEO 자리에 오른 것과 마찬가지다. 한 위원은 "위원들 간 만장일치로 황창규 전 사장을 내정했다"며 "이견은 없었다"고 말했다.
황 전 사장은 제조업체 CEO 출신이나 통신분야 경험이 없다. 반도체 전문가인 황 전 사장은 삼성전자의 반도체시장 글로벌 제패를 이끈 주역으로 "메모리반도체 집적도는 1년에 두 배씩 늘어난다"는 이른바 '황의 법칙'을 발표한 이 분야의 권위자다. 2010년 지식경제R&D 전략기획단 단장을 맡았으며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과 같이 부산·경남 출신으로 알려졌다.
KT는 1월 중순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임 전 원장을 CEO로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KT CEO 임기는 3년이다. KT는 회장 후보가 결정됨에 따라 조속한 시일 내에 경영을 정상화하고 각종 현안을 신속히 처리하는 데 힘을 모을 것이라고 밝혔다.
황 전 사장은 미국 매사추세츠주립대 전자공학 박사로 삼성전자 기술총괄사장을 역임한 대표적인 전문경영인이자 반도체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다. 최근에는 성균관대 석좌교수 및 지식경제부 R&D전략기획단 단장을 역임했다.
그는 KT의 미래전략 수립과 경영혁신에 필요한 비전설정능력과 추진력과 글로벌마인드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 대표적인 IT분야 전문가이면서 새로운 시장창출 능력과 비전실현을 위한 도전정신을 보유한 것도 장점이다.
또한 지경부 R&D전략기획단장으로서 국가의 최고기술경영자(CTO)를 역임하는 등 정보통신기술(ICT) 전분야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다양한 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것도 강점이다.
KT는 "황창규 후보가 이런 강점을 바탕으로 현재 KT가 처한 위기를 극복하고 KT의 경영을 본 궤도에 올려 놓는 데 기여하는 것은 물론 장기적으로 회사의 가치를 크게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한 "경영공백으로 이완된 조직을 조기에 정비하고 내부결속을 다질 수 있을 것"이라며 "더불어 정부와 경쟁사 등 회사를 둘러싼 다양한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데도 탁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KT CEO추천위는 위원장인 이현락 세종대 석좌교수를 비롯해 김응한 교수, 박병원 은행연합회장, 차상균 서울대 전기컴퓨터공학부 교수, 성극제 경희대 국제대학원 교수, 이춘호 EBS 이사장, 송도균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 등 사외이사 전원과 사내이사 김일영 코퍼레이트센터장(사장) 등 8명으로 구성돼 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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