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노상래]
무안군의 ‘도리포 숭어’가 제철을 만나 ‘쫀득쫀득’한 맛을 품고 돌아왔다.
해수 온도가 떨어지고 바닷바람이 세차게 부는 매년 이맘때면 어김없이 돌아오는 숭어는 무안군의 5미(味) 중 하나로 칠산 앞바다를 바라보는 청정해역에서 갓 잡아 올린 숭어를 최고로 친다.
도리포 어민들이 “겨울철 숭어는 뻘(개펄)만 먹고도 살이 달디 달다”고 할 정도로 풍부한 규조류로 이뤄진 갯벌에서 자란 숭어가 맛이 좋은 것은 두말할 것도 없다. 갯벌을 자세히 살펴보면 숭어의 입술자국이 선명하게 나 있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겨울을 나기 위해 갯벌의 영양분으로 통통하게 살을 찌운 숭어는 회를 으뜸으로 친다. 하얀 속살에 붉은색을 띤 숭어회는 쫀득쫀득하고 차지면서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이래서 이곳에서 나는 한겨울 숭어회를 맛보기 위해 미식가들의 발길이 줄을 잇는 것은 당연하다.
계절에 따라 보리 필 때 많이 나온다 해서 ‘보리 숭어’ 또는 ‘개숭어’라고 부른다. 겨울에 나는 것은 ‘참숭어’라 부른다. 이유는 그만큼 겨울숭어가 진짜 숭어라는 뜻으로 육질이 쫀득쫀득해 횟감으로 먹어야 제 맛이다.
숭어는 크기에 따라 쌀모치, 모치, 묵을모치, 모댕이, 댕가리, 무거리 눈 부룹데기, 숭어 등 어민들이 부르는 이름도 정말 다양하다.
이와 함께 무안에서 맛볼 수 있는 ‘숭어 창젓’은 자연산 숭어의 내장을 인근 염전에서 나오는 천일염으로 염장한 젓갈로 또 다른 별미를 선사한다. 사료를 먹고 자란 양식 숭어는 ‘숭어 창젓’을 담글 수 없다.
무안의 겨울 숭어는 해제면 도리포를 비롯해 현경면 월두마을, 운남면 신월리 등 청정갯벌에서 많이 나온다.
무안반도는 갯벌습지 보전지역 1호로 지정된 그야말로 청정해역이다. 특히 염산과 무기산을 사용치 않는 김 지주식 발 아래에는 숭어의 먹이가 풍부해 건강한 숭어가 많이 나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노상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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