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수익률 상향 전망에 두달반 새 17.6% 올라
[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 삼성전자가 발행한 두 가지 주식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보통주는 최근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반면, 의결권이 없는 대신 배당을 더 주는 우선주는 승승장구하고 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3일 삼성전자 보통주는 전일 대비 1.42% 하락한 139만원으로 마감, 지난 10월1일 이후 처음으로 140만원 아래에서 마감됐다. 삼성전자 보통주는 지난 2일까지만 해도 150만원으로 장을 시작, 장초반 150만3000원을 기록하는 등 150만원대 재탈환을 시도했었다. 하지만 외국인과 기관의 차익매물이 쏟아지면서 12월 10거래일 중 8거래일을 하락 마감했다.
반면 삼성전자우선주는 이달 들어 10거래일 중 7거래일을 상승 마감하며 100만원대에 안착 중이다. 지난 12일에는 장중 105만40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13일 잠시 주춤하며 102만원으로 마감했지만 지난 10월1일 86만7000원에서 두 달 반 동안 17.65% 상승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 보통주는 138만2000원에서 139만원으로 제자리걸음을 하는 데 그쳤다.
최근 삼성전자 우선주의 상대적 강세는 연말로 갈수록 강세를 보이는 배당주 흐름과 궤를 같이한다. 더욱이 삼성전자는 우선주 배당금을 지난해 8500원에서 올해 1만4000원으로 대폭 올릴 전망이다. 신한금융투자는 "삼성전자 우선주는 보통주보다 높은 주당 1만4000원(배당수익률 1.34%)을 배당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연말로 가면서 배당에 대한 메리트가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가 현실적으로 적대적 인수합병(M&A)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 보통주와 우선주 간 가치가 사실상 같다는 분석도 최근 우선주 강세의 원인으로 꼽힌다. 적대적 M&A를 시도할 경우 삼성전자 경영권 장악을 위해서는 1000억달러(약 105조원) 이상이 필요한데, 이를 시도할 외부투자자가 없어 보통주와 우선주의 가치가 같다는 분석이다. 지난 9일 BOA메릴린치는 이 같은 이유로 삼성전자 우선주 목표가를 보통주와 같은 210만원으로 제시했다.
이런 분석에 근거해 외국계 펀드 중 일부가 삼성전자 보통주에 대해서는 숏(매도), 우선주에 대해서는 롱(매수) 포지션을 취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이달 들어 12일까지 외국인은 삼성전자 보통주를 2000억원 순매도한 반면 우선주는 360억원 순매수했다.
삼성전자 우선주가 다른 우선주들과 달리 유동성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도 장점이다. 하루 불과 몇백만원에서 몇천만원씩 거래되는 다른 우선주와 달리 삼성전자 우선주는 하루 평균 수백억원씩 거래된다. 지난 13일에도 811억원 넘게 거래됐다.
전필수 기자 phils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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