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정부가 주말에도 장성택 북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처형 사태 이후 북한의 동향을 면밀하게 주시하고 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의 권력 공고화를 위한 과정에서 발생한 이번 사건의 파급력이 워낙 큰 만큼 남북관계 전반에 미칠 영향은 물론 이번 사태로 인해 발생할 수도 있는 각종 돌발상황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운 것이다.
일단 외견상으로는 이날 청와대는 특별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김장수 국가안보실장을 중심으로 한 청와대 국가안보실은 '장성택 처형'이 공식 확인된 전날부터 '비상근무' 체제에 들어가 이날도 비상근무를 이어갔다.
외교부는 한반도평화교섭본부 등 관련 부서의 필수 인원이 출근해 상황을 대기하고 있는 한편,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14일 오전에도 서울 세종로 정부청사에서 간부회의를 하고 북한 내부 동향을 보고받고 개성공단 등 남북 교류 사업을 점검했다. 통일부에서는 정세분석국, 교류협력국, 정책실 등의 필수인원이 나와 관련 동향을 계속 살펴보고 있다.
통일부는 또 개성공단에 24시간 상황실을 운영하고 공단에서 일하는 우리 인원에 대한 안전 문제도 챙기고 있다. 개성공단에는 평일에는 700명 정도가, 주말에는 200~300명 정도의 우리측 근로자가 근무하고 있다. 이와 관련, 홍양호 개성공업지구 관리위원장은 13일 우리측 기업 관계자들과 만나 북한 근로자들을 상대할 때 주의할 것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위기관리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북한의 대남 도발이나 테러 가능성 등에 철저 대비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국방부는 작전 관련 주요 직위에 있는 인원에 골프를 금지하고 음주를 자제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이 지시는 현재 상황이 해소될 때까지 계속될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와 합참의 위기관리 TF는 장군급으로 운영하며 한미정보자산으로 북한의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미양국이 보유한 대표적인 자산은 U-2 고공정찰기와 KH-11 첩보위성이다. 정보분석 요원을 대거 증원해 북한의 도발 징후 파악과 분석 작업에 들어갈 수 있다. 여기에 한미군 당국은 오산기지에서 매일 출동하는 U-2S 정찰기의 비행횟수를 늘리고 우리군도 금강(영상 정찰기)·백두(통신감청)정찰기와 RF-4C정찰기의 활동을 강화할 수 있다.
이들로 수집된 정보는 한국전투작전정보본부(KCOIC)와 연합분석통제본부(CACC) 등으로 곧바로 전달돼 전문요원들이 분석, 한미연합사와 주한미군, 한국군 작전사급 예하부대에 즉각 통보된다. 우리 군당국이 정찰활동을 강화하기 위해 비행횟수를 증가시킨 RF-4 정찰기. 일부 기체에는 AIM-9 사이드와인더 무장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우리 정부는 북한의 이번 사태가 수많은 피의 숙청과 공포정치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하며, 그 결과 내부통제와 주민불만 등을 무마하기 위한 북한의 대남도발과 불순세력에 의한 테러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정부 차원에서 민ㆍ관ㆍ군이 함께 북한에 의한 군사적, 비군사적 도발 상황에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김장수 국가안보실장은 청와대 국가위기관리 상황실에서 국가정보원과 국방부, 외교부, 통일부 등 유관 부처로부터 북한동향과 관련된 보고를 실시간으로 받아보고 있다. 김 실장은 이들 정보를 종합, 박근혜 대통령에게 수시로 보고하는 것으로 알렸다.
국가안보실은 특히 '장성택 처형'을 계기로 북한이 내부통제와 주민불만 등을 무마하기 위한 대남도발과 불순세력에 의한 테러 가능성은 물론 김정은 반대 세력에의한 북한 내 돌발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면밀하게 관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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