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한국골프장의 허와 실] "시대의 불운, 경춘골프장"

시계아이콘01분 18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눈덩이 빚에 폭설까지 쌓인 불황골프장의 '비명소리'

[한국골프장의 허와 실] "시대의 불운, 경춘골프장" 경춘고속도로 개통 호재와 함께 신설된 클럽모우골프장 클럽하우스 전경이다. 하지만 분양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결국 시공사가 부채와 함께 골프장을 떠안았다.
AD


[아시아경제 손은정 기자] "추위에 손님이 확 줄었는데 폭설까지 내렸어요."

강원도 홍천의 고지대에 위치한 한 골프장. 지난 10일 새벽 쏟아진 눈이 코스를 하얗게 뒤덮었다. 진입로까지 막히면서 직원들조차 오도가도 못 하는 신세가 됐고 예상보다 이른 휴장계획을 내놓을 수밖에 없는 처지다. 비단 날씨 때문만이 아니다. 경춘고속도로 개통과 함께 최근 몇 년간 이 일대에 몰려든 골프장들이 경영 악화로 너나 할 것 없이 신음하고 있다.


관련업계에서는 "경춘라인 골프장은 시대의 불운아"라고 표현했다. 고속도로 주변으로 형성된 용인, 여주와 다를 바 없지만 사업 시작과 더불어 곧바로 경기가 꽁꽁 얼어붙어 치명타를 얻어맞았다. 애시 당초 자기 자본 없이 회원권 분양에만 기대를 걸었다는 점이 태생적 한계다. 대다수가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을 일으켜 사업을 시작했고 결국발목을 잡혔다.

임페리얼호텔 계열사인 힐드로사이와 대명리조트가 지은 소노펠리체, 미래에셋의 블루마운틴 정도가 자기 자본으로 공사에 착수했다. 나머지는 돈을 빌려 골프장을 지었다는 이야기다. 홀당 건설비용이 줄잡아 30억원, 18홀일 경우 540억원이 든다. 여기에 클럽하우스 건설비용 300억원, 카트 등 기타 설비 100억원을 더하면 일반적으로 1000억원이 투입된다.


거액의 뭉칫돈을 끌어다 써야 하는 상황은 분양이 잘 되던 호시절과는 달리 높은 이자라는 대가를 치러야 했다. 2년 전 저축은행 사태가 골프장 건설 중단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던 원인이다. 회원권 분양이 애를 먹자 결국 지급보증을 섰던 시공사가 공사대금을 대신해 골프장을 떠안는 현상이 빚어지기 시작했다.


현지에서는 "이 지역은 특히 4억원 이상의 고가 분양을 계획했던 곳"이라며 "사정이 여의치 않자 가격을 낮춘 곳이 많지만 그나마도 분양이 어려워 결국 부채만 떠안은 건설사가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가까워진 접근성 덕분에 입장객이 적은 편은 아니다. 다만 빚이 많다보니 알뜰하게 벌어들인 수익이 금융비용으로 고스란히 빠져나가 마이너스가 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클럽모우는 올해 초 시공사인 두산중공업이 PF보증금 1300억원과 공사대금 900억원 등 2200억원을 고스란히 넘겨받았다. 파가니카는 대우건설, 산요수는 코오롱건설, 오너스는 현대엠코 등 시공사가 '울며 겨자 먹기'로 골프장 빚을 떠안는 사태가 속출하고 있다. 선종구 하이마트 전 회장의 아들 현석씨가 운영하는 춘천의 더플레이어스도 자본 잠식상태다.


이처럼 2000년대 후반에 건설된 골프장은 분양에 허덕이며 존폐여부가 불확실하다. 그 이전 골프장들은 분양가가 낮아 시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게 위안거리다. 최소한 입회금 반환사태는 비껴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3억원까지 올랐던 라데나는 1억원을 밑돌고 있고, 8억5000만원에서 고점을 찍었던 마이다스밸리는 2억원대, 6억원이 넘던 프리스틴밸리는 1억원대로 추락했다. 분양이 아닌 시중에서 고가로 매입한 보유자들은 이미 엄청난 손해를 보고 있는 셈이다.


[한국골프장의 허와 실] "시대의 불운, 경춘골프장"





손은정 기자 ejso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