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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골프장의 허와 실] 1. 뇌관은 '입회금 반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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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억원 회원권 휴지조각 '안성Q 사태', 구조적인 문제점에 불황 겹쳐 '적신호'

[한국골프장의 허와 실] 1. 뇌관은 '입회금 반환' 하늘에서 내려다 본 남해 사우스케이프골프장 전경. 사진은 기사내용과 무관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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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손은정 기자] 골프회원권 시장이 최근 '안성Q 사태'로 패닉 상태에 빠졌다.

수원지방법원이 지난 10월8일 경기도 안성 소재 골프클럽Q 안성에 대한 기업회생절차를 인가하면서 입회금 반환 채무에 대해 '원금 및 개시 전 이자의 17% 현금 변제'라는 판결을 내렸기 때문이다. 2억6000만원짜리 회원권이 4400만원, 15억원에 분양했던 법인회원권은 겨우 2억5500만원짜리가 됐다. "수십억원짜리 회원권이 순식간에 휴지조각이 될 수도 있다"는 엄청난 파장이 일기 시작했다.


이번 결정은 무엇보다 그동안 회원의 권리 승계를 보장했던 '체육시설의 설치 및 이용에 관한 법률(체시법)'과 정면충돌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체시법을 믿었던 회원권 소지자들에게는 청천벽력이다. 수원지법은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을 토대로 "회원권은 담보권이 없는 채권"이라며 "우선순위를 가진 금융회사들이 회수하고 남은 금액만 돌려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안성Q가 바로 2010년 4월 개장해 회원권 분양에 실패하면서 줄곧 자금난에 시달린 골프장이다. 회원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결성하고 항고와 가처분 신청, 인수 주체인 골프존 본사 앞에 모여 농성을 벌이는 등 단체 행동까지 불사하고 있지만 사실상 뾰족한 방법은 없는 처지다.


당연히 다른 골프장 회원들도 노심초사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가 지난달 21일 발표한 '자본 잠식된 회원제 골프장 현황'에 따르면 조사 대상 174개 가운데 48.3%인 84개가 이미 자본이 잠식된 것으로 집계됐다. "골프장 인수합병(M&A) 과정에서 회원 권리를 보장받을 수 없다"는 수원지법의 결정이 메가톤급 후폭풍으로 확대될 수밖에 없는 시점이다.


이번 사태는 특히 파산 위기의 골프장들이 채무를 음성적으로 늘려 악의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선례까지 남겼다. 골프존 컨소시엄은 당초 변제 비율을 30%로 제시했다가 채무 2100억원(담보 51억원·새마을금고 443억원·예금보험공사 517억원·회원권 786억원·기타 300억원) 가운데 회원권의 의결권을 얻지 못하자 Q햄튼에 대한 보증 채무 1000억원을 추가해 회원권의 비중을 낮추는 방법을 동원했다. 이 과정에서 회원권의 변제 비율은 오히려 17%로 축소됐다.


가장 큰 문제는 이렇다 할 대책이 없다는 점이다. 한국의 회원제 골프장은 보통 착공과 동시에 회원모집을 통해 투자비를 충당한다. 회원권값이 천정부지로 치솟던 시절에는 아무 문제가 없지만 시세가 폭락하면 곧바로 위기에 돌입하는 태생적인 한계다. 회원들은 입회금이 시세보다 떨어지면 골프장에 직접 반환을 요청하지만 돌려줄 자금이 있을 리 만무하다. 결국 입회금 반환이라는 뇌관이 터진 셈이다.


1990년대 초반 노태우 전 대통령의 제6공화국에서 출발한 한국의 골프장 팽창은 2000년대 접어들어 가속도까지 붙은 모양새다. 6공화국은 골프장 인허가에 '내인가'가 필요했던 전두환 전 대통령의 제5공화국과 달리 시ㆍ도지사에게 권한을 위임해 골프장 건설 러시를 촉발했다. 기하급수적인 팽창은 2006년 250개를 돌파했고, 머지않아 그 두 배인 500개 시대에 돌입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골프인구는 정체하고 있는 반면 골프장 건설은 브레이크가 고장 난 폭주열차처럼 속도를 높이고 있다. 현재 건설 중이거나 인허가를 받은 곳이 100개가 넘는다는 현실은 지금보다 더 최악의 상황이 도래하고 있음을 예고하고 있다. 전문가들조차 "이제는 망할 곳은 다 망하고, M&A를 통해 정리될 곳은 다 정리돼야 한다"며 "자금력 있는 기업이 나서 교통정리를 하는 게 그나마 최선"이라고 체념하는 분위기다.

[한국골프장의 허와 실] 1. 뇌관은 '입회금 반환' *그래프=에이스회원권거래소 제공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손은정 기자 ejso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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