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멕시코 상원이 11일(현지시간) 에너지 개혁법안을 통과시킴에 따라 75년간 이어진 멕시코 에너지시장 독점 시대의 끝이 임박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멕시코 상원은 국영 석유기업인 페멕스(PEMEX)에 민간투자를 허용하는 내용의 에너지개혁법안을 통과시켰다. 헌법을 수정하는 절차를 거쳐야 하는 이번 법안은 하원과 승인되면 32개주의 과반인 17개주로부터 찬성을 얻어야 최종 마무리된다. 주 동의 절차까지 마무리되면 75년간 이어진 멕시코 국영기업의 에너지 독점 시대가 끝나게 된다.
멕시코 상원은 이날 전체회의에서 95대 28의 압도적인 찬성으로 법안을 통과시켰다. 법안은 민간기업이 정부에 로열티와 세금을 내면서 석유 및 가스를 탐사·생산할 수 있고 이익과 생산, 리스크를 페멕스와 공유할 수 있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침체한 국가 에너지산업 활성화를 위해 의욕적으로 법안을 추진한 엔리케 페냐 니에토 대통령은 트윗을 통해 "멕시코를 위한 중요한 결정"이라며 "향후 경제적인 자원 확대와 고용 창출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니에토 대통령은 에너지 개혁이 부실한 국가 재정을 충당하는 데 주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상원의 법안 통과는 페냐 니에토 대통령이 이끄는 집권 여당인 제도혁명당(PRI)과 보수 성향의 제2당인 국민행동당(PAN)이 주도했다. 좌파 성향의 제3당인 민주혁명당(PRD)은 페멕스에 대한 투자 개방은 국가 자원의 주권을 침해하는 행위라며 참여를 거부했다.
1938년 라사로 카르데나스 당시 대통령은 외국 기업이 운영하는 석유산업을 국유화한 뒤 페멕스를 설립했다. 페멕스는 그러나 연근해 석유 매장량이 고갈되고, 심해자원 개발 기술도 없어 2004년 이후 생산량이 25%나 떨어졌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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