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파는 석유산업 개방 비판, 우파는 세제개편안에 반발
[아시아경제 백우진 기자]멕시코의 엔리케 페냐 니에토 대통령이 출범 10개월 만에 사면초가를 듣고 있다.
페냐 니에토 대통령이 추진하는 광범위한 개혁이 좌우 모두로부터의 협공에 처했다. 좌파 진영은 석유산업 개방 계획과 교원노조와의 대결에 반발하고 있다. 우파에서는 증세에 초점을 맞춘 세제개편안에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개혁 추진의 첫 고비는 멕시코 의회가 10월 중순 석유산업 개방과 관련한 헌법 개정안을 처리하는지 여부라고 최근 워싱턴포스트는 관측했다.
페냐 니에토 대통령은 석유산업을 개방하기 위해 헌법 27조, 28조 수정을 추진하고 있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민간 기업이 국영 석유회사 페멕스와 함께 에너지 탐사, 석유 정제·석유화학·저장에 투자할 수 있게 된다.
멕시코 정부는 해외자본의 투자를 받으면 현재 페멕스의 기술력이 미치지 못해 방치되고 있는 석유와 천연가스의 개발이 가능해진다고 설명한다. 페멕스는 현재 심해 에너지 탐사 기술은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페멕스가 1938년 이래 독점하고 있는 멕시코 석유산업은 국가 재정수입의 3분의 1을 기여한다. 하지만 독점의 폐해로 방만한 경영과 부패, 경쟁력 저하가 심각한 것으로 진단되는 가운데 최근 경영이 크게 어려워졌다.
좌파는 정부에 맞서 석유산업 개방이 해외 자본이 멕시코 자원을 장악하도록 하는 것이고 국가의 재산을 자산가 세력에게 넘기려는 것이라며 반대에 나섰다. 야권은 멕시코시티에서 ‘석유를 지키기 위해’라는 깃발 아래 시위를 벌이면서 석유산업 개방을 국민투표에 부치자고 주장한다.
페멕스 민영화가 막힐 경우 다른 개혁도 추진력을 잃을 것으로 예상된다. 세제개편안은 대기업 증세, 개인 소득세 최고세율 상향, 부가세 대상 확대, 탄소세 부과 등을 담고 있다.
멕시코 정부가 9월8일 의회에 제출한 2014년 세제개편안에서 기업과 관련한 부분은 연결납세제도 폐지와 공제 한도 감축이다. 연결납세제는 대기업 그룹 계열사의 이익과 손실을 합산한 금액에 대해 과세하는 방식이다.
개편안은 또 연간 50만페소(한화 약 4185만원) 이상의 개인소득자에게 물리는 최고 세율을 30%에서 32%로 높이는 내용을 담고 있다. 멕시코 정부는 사교육 서비스와 주거용 부동산 매매에도 부가세를 매기고 화석연료 수입과 판매에는 탄소세를 부과할 계획이다.
페냐 니에토 대통령의 재정 개혁이 석유산업 개방과 함께 좌초될지 주목된다.
백우진 기자 cobalt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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