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1월 고용지표 오늘밤 발표
AI·반이민정책 노동수요 감소
일자리 증가세는 이미 둔화돼
11일(현지시간) 발표될 예정인 미국 1월 고용보고서를 두고 전 세계 금융계가 긴장하고 있다. 노동시장의 향방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노선을 바꿀 수도 있는 동인으로 작용한다. 시장에서는 고용 지표가 악화될 것으로 보고 있는데, 이는 금리 인하 가능성을 높이는 재료로 활용될 수 있다.
1월 고용시장 악화 전망
미 노동통계국(BLS)은 이날 오전 8시30분(한국시간 11일 밤 10시30분) 1월 고용보고서를 발표한다. 보고서에는 비농업부문 취업자수와 실업률 등이 담긴다. 당초 발표 예정일은 지난 6일이었으나 미 연방정부의 셧다운(Shut Down·일시적 업무정지) 여파로 일정이 밀렸다.
시장 컨센서스(추정치 평균)를 보면 1월 신규 취업자수는 약 6만6000명, 실업률은 4.4%다. 지난해 12월 보고서에서는 취업자수가 예상을 크게 밑돈 5만명 증가에 그쳤다. 그런데 실업률은 4.6%에서 4.4%로 떨어졌다. 이번 발표에서는 지난해 연간 고용 수정치도 포함될 예정으로 12월 수치도 수정될 가능성이 있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3월까지, 지난 1년간의 고용 증가 폭이 기존 추정치보다 크게 낮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발표된 민간고용은 전망치를 크게 밑돌아 이 같은 관측에 힘을 보탰다. 미 고용정보업체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은 지난 4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1월 민간기업 고용이 전월 대비 2만2000명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4만5000명)를 크게 밑도는 수치다.
Fed 인사들은 신중
시장에서는 Fed 통화정책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이번 지표에 주목하고 있다. Fed는 지난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3.5~3.75% 범위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미국 노동시장이 견고하다는 인식을 내비쳤다.
주요 인사들은 금리 완화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다만 노동시장 악화가 확인되거나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완화될 경우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로리 로건 미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전일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열린 행사에서 "인플레이션이 하락하거나 노동시장에 실질적인 추가 냉각이 나타난다면 추가 금리 인하가 적절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도 같은 날 오하이오주에서 열린 지역 은행 행사에 참석해 "현재 수준에서 금리를 유지하면서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는지 지켜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특히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반(反)이민정책과 인공지능(AI) 기술 확산으로 인한 노동 수요 감소 등 파장을 확인할 수 있는 핵심 지표라는 점에서도 주목도가 높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인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슈루티 미슈라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보고서를 두고 "슈퍼볼급 고용 보고서(Super Bowl of jobs reports)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엄격해진 이민 정책으로 인한 노동 공급 충격, 관세 불확실성·인공지능(AI)로 인한 (인력) 수요 약화로 일자리 증가세는 이미 둔화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시장은 혼조세
미국 국채 금리는 전반적으로 소폭 하락세를 나타냈다. 투자자들이 관망세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CNBC에 따르면 11일(한국시간 오전 8시30분 기준) 벤치마크인 10년물 국채 금리는 4.141%를 기록했다. 전장 대비 0.4bp(1bp=0.01%포인트) 하락했다. 30년물 국채 금리도 4.783%로 비슷한 폭의 하락을 기록했고, 2년물 국채 금리 역시 3.452%로 0.2bp 미만 하락 폭을 기록했다.
위험자산 시장도 혼조세다. 뉴욕증시에서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각 0.33%, 0.59% 밀렸고,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만 0.1% 상승 마감했다. 금 가격도 11일(한국시간 오전 9시30분 기준) 0.53% 상승세고, 비트코인은 24시간 전 대비 1.3%가량 내린 6만9000달러대를 횡보하고 있다. 장중 한때 6만8000달러대를 밑돌았으나 저가 매수세에 힘입어 곧 반등했다.
간밤 발표된 미국 12월 소매 판매가 예상치를 크게 밑돈 데다 고용지표 발표를 앞두고 경계감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미국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증가율이 0%였다. 예상치는 0.4% 증가였다. 국내총생산(GDP)의 개인소비지출(PCE) 계산에 사용되는 핵심 소매판매(컨트롤 그룹)도 전월 대비 0.1% 감소했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는 선제적으로 여론관리에 나섰다. 백악관 주요 참모진은 1월 고용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고용 증가세가 둔화해도 자국 경제가 견조하다는 대외 메시지를 내보내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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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담당 고문은 '폭스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불법 이민자 추방으로 신규 일자리 수 자체가 줄었다"며 "월간 고용 증가 수치에 대한 기대를 낮춰야 한다"고 밝혔다.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도 CNBC에 출연해 이민 규제와 AI 확산, 전반적인 생산성 향상이 고용 증가 폭을 줄일 수 있다고 언급했다. 두 참모진 모두 고용 증가가 10만명을 밑돌아도 과도한 우려를 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뉴욕 특파원=황윤주 기자 h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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