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빅토르 야누코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연일 계속되고 있는 반정부 시위의 해결하기 위해 야권 시위대 대표들과 협상에 나서기로 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 공보실은 9일 야누코비치 대통령이 야권과 정치적 위기 해결방안 논의를 위한 원탁회의를 열라는 초대 대통령 레오니트 크라프축의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에서는 최근 3주째 유럽연합(EU)과의 경제협력 협정체결 무산에 항의하는 야권의 대규모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압력에 굴복해 EU 경제협력 협정을 체결하지 않았고 이후 EU와 경제협력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연일 벌어지고 있다. 채무 불이행(디폴트)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크라프축 대통령은 EU와의 협력 협정 중단으로 촉발된 정국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범국민 원탁회의를 개최하고 여기에 정부와 야권 대표들을 초청하라고 제안했다. 이에 야누코비치 대통령이 크라프축 전 대통령의 제안을 받아들였으며 이 원탁회의가 정부와 야권의 상호이해를 위한 장이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공보실은 전했다.
원탁회의에 앞서 10일에는 우선 야누코비치 대통령이 크라프축, 레오니트 쿠치마, 빅토르 유셴코 등 전직 대통령 3인과 회동해 정국 타개 방안을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야권은 대통령 공보실의 이 같은 발표가 나온 이날 내무군과 경찰 특수부대병력이 야권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키예프 시내 '독립광장'을 포위했다며 이 조치가 시위대에 대한 물자 보급선 차단이나 강제 해산 작전을 위한 준비라고 비난했다. 야권 지도자들은 당국의 진압 움직임에 맞서기 위해 시민들이 독립광장으로 나와 줄 것을 호소하는 한편 어린이나 노약자는 광장을 떠날 것을 요청했다.
이 같은 야권 주장에 대해 내무군 부사령관 알렉산드르 올레셴코는 "독립광장의 시위대를 해산하라는 명령을 받은 바 없다"면서 "내무군의 임무는 단지 질서를 유지하는 것 뿐"이라고 강조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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