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정부가 호주와의 자유무역협정(FTA)이 곧 타결될 것이라고 발표하면서 자동차업계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현지 시장에서 일본 메이커들이 FTA 후광으로 지난 3~4년간 점유율을 끌어올렸던 만큼 한국산 자동차의 경쟁력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6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10월까지 한국의 대호주 자동차 수출액은 17억6500만달러로, 다섯 번째로 많이 차를 수출하는 국가다. 연간 내수판매량은 지난해 기준 111만대 정도로 한국에 비해 다소 적다. 호주 자동차 시장은 수요에 비해 현지 생산이 부족해 내수 판매분의 85% 이상을 수입해 충당하고 있다. 일본·태국에 이어 한국에서의 수입량이 세 번째로 많다.
최근 2~3년간의 시장동향을 보면 현지에 생산설비를 갖춘 도요타를 비롯해 일본 업체들의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 호주가 2005년 태국과 FTA를 맺었는데 일본 업체들이 태국에 대규모 생산설비를 갖춰 관세혜택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11월까지 브랜드별 실적은 19만5020대를 판매해 수년째 1위를 지키고 있는 도요타를 비롯해 마쓰다(3위)·닛산(6위)·미쓰비시(7위)·혼다(9위)·스바루(10위) 등 일본 메이커가 골고루 상위권에 포진해 있다. 2위인 GM홀덴은 현지에 생산설비를 갖춘 곳이며 포드 역시 태국에서 생산한 물량을 호주에 팔고 있다. 소형차를 주력으로 한 현대자동차 와 기아자동차는 각각 8만9259대, 2만7775대로 4위, 11위권이다.
현지 주요 업체 가운데 한국산 자동차만 관세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만큼 양국 간 FTA가 타결되면 가장 직접적인 수혜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알려진 내용만 보면 한국 메이커가 주력으로 하고 있는 가솔린 중형차와 소형차의 경우 협정 발효 후 즉시 관세가 철폐된다. 한국GM과 르노삼성자동차, 쌍용자동차 역시 수출물량을 지금보다 늘릴 수 있을 전망이다.
김철환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통상협력팀 부장은 "호주가 태국과 FTA를 체결한 후 일본 브랜드가 빠르게 시장을 확대하면서 절반이 넘는 점유율을 보여주고 있다"며 "FTA로 관세가 없어지면 그간 한국산 자동차에 불리했던 요건들이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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