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 필지로 분할… 이르면 내달 민간매각 시작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SH공사가 복합개발이 백지화된 은평뉴타운 내 알파로스 땅을 쪼개서 매각, 뉴타운 주민들의 편의시설 확충에 나선다. 지난 7월 알파로스 프로젝트가 최종 무산된 지 5개월여만에 수월하게 재매각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한 것이다. 이에 2개의 블록은 모두 3곳으로 분할돼 이르면 내달부터 매각에 들어간다.
6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최근 SH공사는 은평구 진관동 79-15 일대 특별계획구역으로 묶인 10블록(4만2275㎡)을 2개 필지로 나눈 조정안을 마련했다.
당초 이 사업지에는 오피스텔과 호텔, 대형마트, 멀티플렉스, 스파, 오피스, 메디컬센터, 산악커뮤니티센터 등 다양한 생활편의시설을 갖춘 초대형 복합상업시설이 들어설 예정이었다. 사업비만 1조원 이상이 책정된 상태로 SH공사와 함께 대형 건설사들이 출자사로 참여했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후 부동산경기 침체 속에 상업시설의 수요 예측이 빗나가는 등 수익성이 악화돼 수년째 표류하다 무산됐다.
이에 SH공사는 해당 사업지를 민간에 재매각하기 위해 부지를 쪼개기로 결정했다. 당초 4만2000㎡의 10블록을 10-1(진관동 79-15 일원 3만3023㎡), 10-2(진관동 85-13 일원 9251㎡)로 나눈 뒤 11블록(진관동 88-13 일원 8150㎡)과 연계한 특별계획구역으로 구상했다.
SH공사 관계자는 "최근 마무리된 은평뉴타운 중심상업지에 대한 사업타당성 용역 결과를 일부 반영, 필지를 분할 공급한 뒤 광역상권 기반의 수요창출형 복합쇼핑몰 부지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마무리된 용역에서는 중심상업지의 전체적인 사업계획을 재검토하고 사업성을 개선할 새 방안이 필요하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여기에 알파로스 무산이 최종 확정된 7월 직후 SH공사가 민간자본 유치 대상기업과 접촉, 투자유치를 추진했지만 결과가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서울시와 SH공사가 부지 분할을 통해 민간에 매각하는 쪽으로 정리된 것으로 나타났다.
SH공사는 분할 사업계획안에 대해 서울시 승인을 받았으며 내년 1월 매각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 2009년 5000억원이던 알파로스 부지 감정가는 수년간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토지가격 하락으로 현재 3000억~4000억대로 떨어졌다는 게 인근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다만 분할 매각 후 민간 개발을 하더라도 시간은 다소 걸릴 전망이다. 기존 알파로스 콘셉트와 큰 차이가 없을 경우 앞선 출자사들처럼 토지비 납부조건과 주거비율 및 임대기간 등의 조정이 필요해서다.
서울시 관계자는 "매각 작업이 빠르게 진행되더라도 구체적 개발계획 수립 과정은 길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이 기간 은평뉴타운 입주민들의 편익시설 부재로 인한 불편 및 민원 해소를 위해 개발 계획 변경에 최소 8개월 이상 걸리는 중심상업용지를 제외한 일반상업용지에는 할인마트와 영화관 등 편의시설을 먼저 조성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고 설명했다.
한편 기존 알파로스 출자사들간 소송전은 계속되고 있으며 갈등은 더욱 커지는 양상이다. 지난 9월 말 SH공사가 알파로스PFV(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를 상대로 50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제출했는데 땅값 하락분 1170억원 중 토지 매매잔금 440억원을 제외한 730억원을 추가로 청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출자사들은 서울시 등의 사업인허가 지연과 인근 아파트 할인 분양 등으로 땅값이 떨어진 만큼 SH공사 책임에도 책임이 있다며 출자금 960억원과 위약금 65억원 등 1050억원을 손해배상 청구한다는 입장이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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