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 유아전문 사이트 와클, 유모차 등 20만원 더 비싸
[아시아경제 이정민 기자]크리스마스와 연말을 앞두고 일부 소셜커머스 업체가 불투명한 가격 정책으로 빈축을 사고 있다. 같은 제품을 판매 사이트에 따라 서로 다른 가격에 판매하는 것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유아용품을 자사 사이트 외에도 유아 전문 쇼핑사이트인 와클을 통해서도 판매 중이다. 지난 9월 와클 사이트를 열 때 '합리적인 가격, 최상의 서비스'를 모토로 삼았다.
그러나 두 사이트를 비교했더니(2일 기준) 동일한 제품이지만 다른 가격에 팔리고 있었다. 크리스마스 시즌 선물용으로 인기 있는 완구제품에서 차이가 두드러졌다. 각 사이트 완구 카테고리에서 베스트상품 1~2위에 랭크돼 있는 조립식 완구제품 레고의 경우 '라발의 로열파이터'가 쿠팡에선 4만3900원에 판매됐지만 와클에선 이보다 5000원 비싼 4만9000원에 판매했다.
영어학습이 가능한 장난감으로 입소문난 미국 브이텍의 완구제품도 차이를 보였다. 와클에서 8만5200원인 '칙칙폭폭 알파벳 기차'가 쿠팡에선 7만9500원에 책정됐다. 얼룩말 스쿠터도 와클에선 10만6800원에 거래되고 있었는데 쿠팡에선 이보다 저렴한 9만8000원에 판매됐다.
저가의 선물용 완구제품 뿐만 아니라 고가의 유모차도 가격 차이는 존재했다. 무게가 3.3㎏으로 가벼워 이동이 편리한 것으로 알려진 일본 콤비의 F2 유모차는 쿠팡에서 25만9000원에 판매된 것이 와클에선 약 20만원 비싼 42만원에 팔리고 있었다. 콤비보다 가격이 저렴한 치코 제품도 차이를 보였는데 스내피 런던 유모차가 와클에선 16만원에 쿠팡에선 10만9000원에 거래되고 있었다.
이에 대해 쿠팡측은 운영 형태의 차이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쿠팡 사이트는 파트너사와의 계약에 따른 물건을 판매하지만 와클은 쿠팡에서 먼저 물건을 사들인 후 상설형태로 판매된다는 것이다. 쿠팡 관계자는 "사입(社入)때문에 가격차이가 나지만 물류창고에서 일괄적으로 보관되기 때문에 배송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에게 이런 차이를 이해시키는 것은 무책임하다는 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회사가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이상 소비자들은 모를 수밖에 없다"며 "꼼꼼히 사이트를 살펴보고 여러 곳과 비교해서 구매하는 현명한 소비가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일각에선 쿠팡이 내부적으로 와클을 정리하고 있기 때문에 가격차이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사입한 물건을 다 소진하기 위해 출혈을 감수해서라도 자사 사이트에서 싼 가격에 제품을 판매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쿠팡은 "아직 3개월 밖에 되지 않았지만 사업은 잘 되고 있다. 내년엔 다른 영역까지 확장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정민 기자 ljm10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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