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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궁즉통의 논리가 힘을 발휘해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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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궁즉통의 논리가 힘을 발휘해야 할 때 박희준 국제부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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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신문사 선배를 만났을 때 들은 충고다. 궁즉통(窮則通)이다. 즉 궁하면 통한다는 뜻이다. 가만히 있으면 좋은 일이 생기지 않으니 간절히 바라고 최선을 다하면 길이 생긴다는 말로 생각했다. 어떤 이는 공자님의 가르침이라고도 하고 어떤 이는 중국의 오랜 책인 주역의 글귀라고도 한다. 어쨌거나 좋은 가르침이라고 생각하고 밥값을 냈다.


섬나라인 영국과 일본은 궁즉통의 논리가 갖는 유효성을 대비적으로 웅변한다.영국은 산유국이지만 북해 유전의 기름과 가스 생산량이 졸졸거릴 정도로 줄어든 나라다. 영국 두 배의 인구를 가진 일본은 기름과 가스를 수입해서 쓴다.이런 여건에 대한 두 나라의 대응은 너무나도 다르다.

영국은 SSE를 비롯한 전기가스 대기업 6곳이 평균 10% 이상 전기가스 요금을 올려 난리가 났다. 정부는 값을 내려야 한다고 질타하고 야권은 집권하면 에너지 요금을 동결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 업체들은 원료인 액화천연가스(LNG)와 가스전력망 사용료가 올랐으니 어쩔 수 없다고 버티고 있다. 빅6 중 하나인 N파워의 모회사인 RWE는 템스강 하구에 설치하뎐 풍력단지 조성도 타당성이 없다며 40억파운드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철회했다. 풍차 240개를 설치해 90만가구에 전력을 생산하려는 계획은 대서양 찬바다 속으로 가라앉았다.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겠다며 화력발전소 가동을 단계별로 중단하는 나라치고는 대단한 무대책이다. 그렇다고 해서 미국처럼 셰일가스를 개발하는 노력도 기울이지 않는다.


일본은 완전히 딴판이다. 정부도 개인도 에너지 절약에 나서는 가운데 정부와 대기업이 합심해 풍력과 태양광, 지열 등 신재생에너지 개발에 나서고 있다. 일본은 일찍이 2차대전 전부터 가스를 사용한 나라로 호주를 비롯한 천연가스 생산국을 먹여 살리는 나라다. 2011년 3월 동북지역 대지진과 뒤이은 쓰나미로 후쿠시마 제1원전이 폭발하는 사고 이후 50여기의 원자력발전소를 전면 가동 중단하고 필요한 전력을 화력발전에 의존해야 했다.

여기서 일본의 궁즉통은 빛을 발하고 있다. 일본은 천연가스 공급을 위해 호주 등지에서 상사 주도로 개발에 나서는 한편, 천연가스 선물거래소 개설을 준비하고 있다. 또한 에너지를 절약하지 않으면 '왕따'를 당할만큼의 에너지 절약 분위기를 조성했다. 재생에너지 개발은 압권이다.


일본의 최대 정보기술(IT) 기업이자 한국계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는 산하의 SB에너지를 통해 미쓰이물산과 손잡고 구마모토현 아라오시와 후쿠오카현 오무타시에 각각 6000세대분과 5570세대분의 발전능력을 갖춘 대규모 태양광발전소인 메가솔라를 가동에 들어갔다. 또 일본 홋카이도 지역의 풍력발전 송전설비 구축에 나서는 한편, 후쿠오카 자사 빌딩에 연료전지발전 설비를 구축하는 등 재생에너지 사업에 솔선수범하고 있다.


마루베니는 오이타현 벳푸에 대규모 태양광 발전소를 가동하고 히타치 등 일본의 대기업은 후쿠시마 원전을 대체할 부유식 풍력발전 설비를 만들어 후쿠시마 해상 20km 해상에 띄워 발전을 하고 있다. 전기전자 회사 도시바는 북알프산 산기슭에 자리한 기후현 다카야마시 등지에서 지열발전소 개발에 나서고 있다.


에너지 다소비국인 한국은 어떤가? 태양광발전이든 풍력이든 재생에지는 한국인들의 뇌리에서 사라진 듯하다. 원전이 고장으로 속속 가동 중지하는데 무신경하기 짝이 없다. 대기업 가운데 재생에너지 사업을 펼치는 데는 한화 등 몇 곳에 불과하다. 화석연료인 석유와 천연가스를 못써 안달일 만큼 국민들은 주말마다 고속도로를 차들로 메운다. 화석연료는 석유든 천연가스든 언젠가는 고갈 될 수밖에 없다. 원전가동 중단으로 전기값이 급등하면 영국처럼 억지를 부릴 것인가. 일본의 궁즉통은 반면교사로 삼을 만하다. 얄밉다고 콧방귀만 뀔 일이 아니다.






박희준 국제부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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