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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위키드', 어떤 마녀로 만나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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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마녀에 옥주현·박혜나...하얀마녀에 정선아·김보경 캐스팅

뮤지컬 '위키드', 어떤 마녀로 만나볼까 옥주현은 초록마녀 '엘파바'를 완벽하게 소화해 '믿고 보는' 배우임을 증명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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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초록마녀 '엘파바'는 태생부터가 평범하지 않다. 먼치킨랜드의 영주인 아버지가 출장을 간 틈을 타 어머니는 집에 다른 남자를 끌어들인다. 그 초록색 약에 취한 하룻밤의 결과물이 '엘파바'다. 태어나자마자 '괴물'로 불리며, 기피대상이 되기 일쑤였던 엘파바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기심이 많고, 씩씩하며, 정의롭게 자라난다.

하지만 이 초록소녀에게도 우정과 사랑을 경험할 기회가 찾아온다. 마법학교에서 룸메이트로 만난 하얀마녀 '글린다'는 허영심 많은 새침데기로, 처음에는 사사건건 그녀와 부딪히지만 곧 우정을 나누는 사이가 된다. 하지만 훤칠한 외모의 바람둥이 '피에로'가 등장하면서 엘파바와 글린다는 삼각관계가 되고 만다. 그리고 지적인 동물들이 인간과 동등한 시민 대접을 받는 먼치킨랜드에 불길한 일들이 잇달아 발생하자 엘파바는 이를 바로잡으려고 나선다.


뮤지컬 '위키드'는 그 유명한 '오즈의 마법사'를 유쾌하게 뒤집은 그레고리 맥과이어의 베스트셀러 '위키드'를 원작으로 한다. 도로시가 오즈에 떨어지기 전 이미 그곳에서 우정을 키웠던 '엘파바'와 '글린다'가 주인공이다. 40억원의 제작비가 든 화려한 의상, 특수효과로 꾸며진 무대장치, 눈이 휘둥그레지는 장면전환 등 블록버스터급 대작으로 꾸며졌지만 사실 '위키드'가 던지는 메시지는 가볍지 않다.

뮤지컬 '위키드', 어떤 마녀로 만나볼까 김보경 표 '글린다'는 귀엽고 애교가 넘치면서도 재밌는 캐릭터이다.


초록색 피부를 가진 '엘파바'에 대한 차별과 편견, 그리고 이어지는 사람들의 맹목적인 마녀사냥은 우리 사회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하지만 우리가 나쁜 마녀로만 알고 있던 엘파바가 외롭더라도 당당하게 나의 길을 가겠다며 '중력을 벗어나(Defying Gravity)'를 외칠 때, 관객들은 모두 다 함께 그녀의 길을 응원하게 된다. 딜라몬드 교수가 강조하는 '다채로움' 역시 '위키드'가 추구하는 가치다.


지난해 초연 당시 23만 관객을 동원하며 최고 흥행작으로 등극했던 '위키드'는 특히 올해는 첫 한국어 공연으로 화제가 됐다. 팬들은 과연 이번 공연에 캐스팅된 네 마녀들이 내한공연팀의 기량을 뛰어넘을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렸다. 캐스팅 발표가 나기 전부터 네티즌들은 어떤 배우가 마녀 자리를 꿰찰지 미리 점치기도 했다. 우여곡절 끝에 오리지널 해외 크리에이티브 팀의 엄격하고도 까다로운 오디션을 통과한 배우는 옥주현, 정선아, 박혜나, 김보경 등이다. 지난 22일 개막한 '위키드'는 번역이 다소 어색하다는 평이 나오고 있지만 네 배우의 연기만큼은 확실하다. 다만 어떤 마녀들의 조합을 볼 것인가, 팬들에겐 행복한 고민만 남았다.


뮤지컬 '위키드', 어떤 마녀로 만나볼까 정선아는 하얀마녀 '글린다'를 '미워할래야 미워할 수 없게' 연기한다.


◆ 초록마녀 '엘파바'의 옥주현 & 박혜나


초록마녀 옥주현은 가장 관객들의 호응이 좋다. 첫 등장부터 관객들의 열화와 같은 박수를 받는 옥주현 표 '엘파바'는 디테일에 강하다. 사람들과의 소통에 서툴고, 내면에는 피해의식과 열등감마저 있는 엘파바의 웃음 포인트를 놓치지 않고 정확하게, 또 노련하게 표현해낸다. 옥주현은 앞서 가진 간담회에서 자신은 "위키드의 회전문 관객"이라고 말한 적이 있는 만큼, 배우 스스로가 가지고 있는 역할에 대한 애착이 관객에게 전해질 정도다. 개막 첫 공연 당시 후반부 글린다와 마지막 정을 나누는 장면에서 그녀의 눈에 그렁그렁하게 맺힌 눈물이 증명하듯 '믿고 보는' 엘파바임에 틀림없다.


박혜나 표 '엘파바'는 투박하고 거칠지만 뒤로 갈수록 위력을 발휘한다. 아직 대중적인 인지도는 높은 편이 아니지만 치열한 오디션 끝에 당당히 초록마녀 역할을 거머쥔 실력파답게 파워풀한 가창력을 보여준다. 1막 마지막 곡인 '중력을 벗어나(Defying Gravity)'에서 그녀의 진면목을 볼 수 있다. 고난도의 곡을 완벽하게 소화해낸 순간 객석 곳곳에서 탄성이 터져 나온다. 이번 국내 공연의 연출을 맡은 리사 리구일로 연출가는 박혜나에 대해 "관객과 교감하려고 시도하고, 잔잔하지만 강한 매력을 보여준다"는 평을 내리기도 했다.


뮤지컬 '위키드', 어떤 마녀로 만나볼까 박혜나의 진가는 'Defying Gravity'에서 발휘된다.


◆ 하얀마녀 '글린다'의 정선아 & 김보경


정선아의 '글린다'는 '분위기 메이커'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한다. 몸짓, 표정, 말투, 걸음걸이 등 모든 면에서 사랑스럽지만 얄밉고, 욕심도 많지만 푼수같은 글린다를 그녀는 능청스럽게 연기한다. '위키드'의 반전 포인트 중 하나가 바로 '글린다'이다. 마냥 착하게만 알려져 있던 하얀마녀가 사실은 금발의 예쁜 미모로 모든 사람들의 사랑을 받길 원하는 허영 덩어리라는 점이 오히려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정선아 표 '글린다'는 2시간40분이나 되는 공연시간 내내 관객을 쥐락펴락하면서 기분 좋은 인상을 남긴다.


김보경의 '글린다'는 한 눈에 봐도 귀엽고, 어디로 튈 지 감을 잡을 수 없게 한다. 그동안 '미스 사이공', '레베카' 등에서 주로 정적이고 차분한 역할을 맡아왔지만 이번 '위키드'에서는 작은 키와 애교있는 목소리로 색다른 글린다를 표현해낸다. 실제 오디션장에서도 대걸레로 만든 마술지팡이를 가지고 등장해 해외 제작팀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줬으며, 리사 리구일로 연출 역시 "재밌는 면이 있는 배우"라고 소개했다.




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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