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사장에 조양호 회장 최측근 내정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최대열 기자]자금난에 시달리다 대한항공으로부터 수혈을 받은 한진해운이 사실상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체제로 돌아선다. 한진해운의 신임 사장에 조 회장의 최측근이 내정되면서, 그간 최은영 한진해운 회장이 추진해온 계열분리 작업도 제동이 걸렸다.
한진해운은 내달 1일부로 석태수 ㈜한진 대표를 신임 사장에 내정했다고 29일 발표했다. 석 대표는 2014년 3월 예정된 이사회의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한진해운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될 예정이다.
신임사장에 내정된 석태수 대표는 한진그룹 내부에서도 조 회장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서울대 경제학과와 메사추세츠 공과대학(MIT)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후, 대한항공에서 경영기획실장, 미주지역본부장 등 주요 부문 임원직을 거쳤고 2008년부터 ㈜한진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2010년 G20 회의에서는 조 회장의 대리인 자격으로 보고서를 작성하기도 했을 정도로 조 회장의 신임이 각별하다. 또한 석 대표는 조 회장과 함께 한진이 2대 주주인 에쓰오일의 사내이사에도 함께 이름을 올리고 있다. 조 회장의 세 자녀에게도 경영관련 조언을 해왔을 정도로 오너가의 신임을 받고 있는 인물로 알려졌다.
석 대표가 한진해운의 신임사장으로 내정되며 향후 한진해운에 대한 조 회장의 지배력은 한층 강해질 전망이다. 조 회장은 육(한진)-해(한진해운)-공(대한항공)을 잇는 물류그룹의 완성을 강조해왔다.
특히 이번 인선은 최은영 한진해운 회장이 조양호 회장에게 직접 요청해 성사된 것으로 전해져 눈길을 끈다. 이는 경영권보다 회사 정상화에 우선순위를 두겠다는 최 회장의 의지를 나타내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진해운은 2006년 고 조수호 회장의 별세 후 아내인 최은영 회장 체제로 경영돼왔다. 최근 몇년간 최 회장은 지주사 한진해운홀딩스를 설립하고 '한진해운그룹'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등 계열분리 작업을 진행해왔으나, 이번 자금지원 요청으로 제동이 걸렸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석 대표가 대한항공과 ㈜한진에서 쌓은 물류산업에 대한 풍부한 경험과 ㈜한진 대표로 일하며 실현한 우수한 경영실적을 높이 평가해 신임 사장으로 영입했다"고 전했다.
석 대표가 한진해운 신임 사장으로 내정되면서 그룹 내 주요 계열사 경영진에도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석 대표는 현재 한진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한진칼과 물류회사인 ㈜한진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한진해운 사장으로 내정된 상태인 까닭에 현재까지 다른 계열사 대표이사직을 그대로 수행할지, 변화가 있을지에 대해선 아직 정해진 게 없다"고 말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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