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발표회장서 만난 금융리더
"영구채 발행, 금융당국서 가이드라인 제시해야"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이순우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한진해운 자금지원 문제를 풀기 위한 해법을 제시했다.
우리금융지주(우리은행)는 그동안 한진해운 영구채 발행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표명, 해운업계로부터 빈축을 받아왔다.
이 회장은 26일 오후 현대자동차 제네시스 신차 발표회에서 기자와 만나 "금융당국에서 한진해운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금융당국에서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 않아 채권은행간 이견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진해운 영구채 발행에 대해 이 회장은 "영구채나 신디케이트론 등 한진해운 지원을 위한 다양한 방안이 논의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전제조건은 금융당국의 명확한 가이드라인"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한진해운 채권은행간 이해관계가 엇갈리기 때문에 채권단간 협의가 쉽지 않다는 뜻이다. 이는 또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 부실에서 채권은행이 자유로워야 한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이와 함께 금융당국이 한진해운 지원 의지만 있으면 한진해운 자금난이 보다 빨리 해소될 수 있다는 의미로도 풀이된다.
이 회장은 "채권비율대로 채권단이 한진해운을 지원하는 게 맞다"며 원칙대로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현재 산업은행과 하나은행, 우리은행 등 채권단간 이견을 보이고 있는 채권비율 문제만 해결되면 곧바로 한진해운을 지원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진해운 자금지원과 관련 채권단간 의견이 조율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대한항공의 한진해운 지원 규모가 조만간 확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항공은 한진해운에 1500억원의 자금을 지원키로 하고 지난 20일까지 실사를 벌였다.
당초 최은영 한진해운 회장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한진해운 주식 15.36%를 담보로 한진해운홀딩스에 2500억원을 대여하는 방안을 논의하다, 1500억원으로 줄였다. 이후 실사를 통해 한진해운의 자금 상환이 가능하다고 판단됨에 따라 추가 대출 가능성도 열렸다는 분석이다.
다만 대한항공 지원이 최종 결정된다 해도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이 없는 한 채권은행간 이견을 푸는 실마리로 작용하기에는 영향력이 약할 것으로 전망된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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