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스포츠투데이 최준용 기자]
전국 820만 관객을 동원하며 역대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 중 최고의 스코어를 기록했던 한국형 느와르 ‘친구’의 후속작 ‘친구2’가 12년 만에 공개됐다.
11월 14일 개봉한 ‘친구2’(감독 곽경택)는 대한민국에서 내로라하는 카리스마를 자랑하는 유오성, 주진모, 김우빈, 세 남자를 앞세워 삼대에 걸친 깊고 진한 느와르로 뜨거운 이야기를 펼친다.
친구 동수(장동건 분)의 죽음을 지시한 혐의로 수감된 준석(유오성 분)은 17년 만에 감옥에서 출소한다. 그는 몰라보게 달라진 세상과 어느새 조직의 실세로 성장해있는 은기(정호빈 분)의 모습에 위기감을 느낀다.
준석은 아버지 철주(주진모 분)가 평생을 바쳐 이뤄놓은 조직을 되찾기 위해 흩어져있던 자신의 세력을 다시 모으고, 감옥에서 만나 자신을 아버지처럼 따르는 젊은 피 성훈(김우빈)을 오른팔로 두게 된다.
친아버지의 얼굴도 모른 채 불행한 어린 시절을 보냈던 성훈은 마치 아버지처럼 자신을챙겨주는 준석에게 의지하며 그와 함께 부산을 접수하기 위해 힘쓴다. 그러던 어느 날 은기는 성훈을 찾아 동수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아 그를 혼란에 빠트리며, 새로운 국면을 맞는다.
이 과정에서 준석의 아버지이자 부산과 일본을 오가며 60년대를 주름잡던 철주의 이야기가 오버랩 돼 스크린 위에 그려진다.
전편에 이어 준석 역을 맡은 유오성은 시간이 지나도 녹슬지 않는 카리스마는 물론, 모진 풍파를 겪고 난 뒤 더욱 초연해진 강인함을 연기하며 ‘친구2’의 중심을 잡는다.
거칠고 바짝 날이 서있던 유오성의 눈빛은 어느덧 인생의 희로애락을 담은 깊은 눈빛으로 변해있다. 준석이란 캐릭터는 유오성을 위해 만들어졌다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그의 연기력은 영화 내내 빛이 났다.
주진모는 ‘친구2’의 촬영을 위해 몸무게를 7kg이나 늘렸다. 그는 60년대 부산에 ‘폭(暴)’이 아닌 ‘재(財)’의 시대를 이끈 철주 역을 연기하며 작품에 깊이와 무게감을 더한다. 특히 주진모는 철주 역의 모티브가 ‘대부’의 로버트 드니로 라고 밝힌 곽경택 감독의 기대에 걸맞는 연기력으로 묵직한 카리스마를 내뿜었다.
‘친구2’를 통해 스크린 신고식을 치르는 김우빈은 거칠고 공격적이지만 마음 한 구석에 아픈 드라마를 간직하고 있는 성훈 역을 완벽히 소화했다. 그는 유오성과 호흡을 맞춰 물 만난 물고기처럼 스크린 위를 패기 넘치게 휘젓는다. 반항적인 눈빛, 자신감 가득한 대사는 단연 돋보였다.
유오성, 주진모, 김우빈 세 사람 외에도 정호빈, 장영남, 기주봉 등 베테랑 배우들과 더불어 강한나와 장지건 등 신예들도 영화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장지건은 자칫 무겁게만 흘러갈 수 있는 영화에 코믹한 몸짓과 능청스러운 대사로 웃음을 유발하며 극의 균형을 잡아주고 있다.
‘친구2’에서는 전편 ‘친구’에서 장동건을 죽음으로 몰고 가게 한 사람이 누군지, 동수의 죽음에 대한 의문이 명확히 밝혀진다. 준석이 진정 동수를 죽인 게 맞는지 여전히 의혹이 남아 있는 관객이라면 직접 확인하는 것도 재미있을 법 하다.
최준용 기자 cj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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