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경영진이 주가 상승을 활용, 주식을 매각한 회사들은 직원들의 평균근속연수가 5년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영진과 일반 직원들간 연봉 차이도 컸다.
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홍기선 오로라월드 대표는 지난 14일부터 15일까지 보유주식 2만3089주를 2억3000만원에 전량 매각했다. 자사주 매입 발표와 3분기 호실적 발표로 주가가 급등하던 시기였다.
홍 대표는 최대주주인 노희열 회장과 인척 관계이기도 하다. 홍 대표의 누이rk 노 회장의 부인이다. 특히 홍 대표는 오로라 재직기간만 26년인 '오로라 맨'이기도 하다.
오너와 특수관계인인 전문경영인은 수십년을 회사와 함께 하고 있지만 정작 오로라 직원들의 평균 근속연수는 4년여에 불과했다. 지난 상반기 오로라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오로라 남자직원 44명의 평균 근속연수는 6년이었고, 여직원 54명은 4년에 불과했다. 전체 평균은 4.2년.
연봉 차이도 컸다. 지난해 기준, 등기이사 3인의 평균 연봉은 1억6000만원인데 반해 직원들의 평균 연봉은 3500만원으로 임원의 1/4이 되지 않았다.
보안 대장주에서 정치테마 대장주로 변신한 안랩도 사내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강했다. 지난 3월, 안철수 의원이 보궐선거에 나온다는 재료로 주가가 급등한 사이 김홍선 대표를 비롯한 경영진들이 앞다퉈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행사, 억대의 보너스를 가외로 챙겼다. 특히 김 대표의 스톡옵션 행사 차액은 10억원에 달했다.
안랩 경영진은 스톡옵션 외에도 억대의 연봉을 받고 있다. 지난해 기준, 등기이사 2명의 평균 연봉은 2억2800만원이었다. 등기임원뿐 아니라 미등기임원들도 스톡옵션을 대부분 받고 있다.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들은 고연봉과 함께 안철수 바람 덕에 가외수입을 올렸지만 일반 직원들에게는 남의 나라 얘기였다. 안랩 직원들의 평균연봉은 지난 3년간 4000만원대 초반에 머물렀다. 근속연수도 4년 안팎이었다. 지난 상반기 기준, 남직원 평균근속연수는 4.16년, 여직원은 3.91년이었다.
증시 한 관계자는 "승자독식까지는 아니어도 위에서 많이 가져가는 '상후하박'의 구조가 직원들의 평균 근속연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필수 기자 phils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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