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의 화학, 중점 전자재료, 미래 신수종…3개 사업 두고 고심
[아시아경제 임선태 기자]'전통의 화학 사업이냐, 중점 전자재료 사업이냐, 미래 신수종 사업이냐.' 제일모직이 패션사업 부문 삼성에버랜드 양도 결정 후 사명변경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패션 사업을 양도하면서 생긴 사명과 사업 간 이질감을 없애기 위해 시작한 것인 만큼, 사업 내용을 보다 정확히 표현할 수 있는 사명을 놓고 저울질 중이다.
26일 제일모직에 따르면 주요 사업 부문을 담아낼 사명 변경을 위한 내부 검토 작업을 진행 중이다. 내부 검토 작업을 마친 후 관련 의견 등을 외부 용역업체에 전달, 법률적 검토·상표권 등 절차를 순차적으로 마무리할 방침이다.
제일모직 관계자는 "사명변경 사항은 주주총회 승인 사안인 만큼 신중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며 "내부 검토 단계로 외부 용역업체 선정 후 보다 속도를 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패션부문 (사업) 양도가 완료되는 다음 달 2일을 전후로 사장단 인사와 조직개편, 인력 재구성이 순차적으로 일어나는 만큼 (외부용역업체 선정 등의 작업은) 이후부터 본격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일모직 내부에서 염두에 둔 사명은 현재 영위하고 있는 화학, 전자재료 사업 비중과 그 궤를 같이한다. 1980년대 뛰어든 전통사업인 화학 사업에 비중을 둘 경우 '삼성케미칼(Samsung Chemical)'이 유력하다. 제일모직 해외지사·법인 등이 이미 삼성로고와 함께 해당 사명을 영문명으로 표기하고 있는 만큼 글로벌 파트너들의 거부감이 덜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현재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전자재료 사업에 비중을 둘 경우 후보군은 크게 늘어난다. '삼성ECM(Electronic materials)', '삼성첨단소재', '삼성정밀소재' 등이 유력 후보군이다. 모두 전자재료 사업회사임을 드러내는 사명이다. 특히 제일모직이 이달 초 열린 실적 콘퍼런스 콜에서 "소재 사업에 3년간 1조8000억원을 투자해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한 내용과 무관치 않다.
화학, 전자재료 등 특정 사업군을 아우를 수 있는 사명에도 방점을 두고 있다. 이 경우 1980년대 이후 줄곧 영문사명으로 사용해온 '제일인더스트리즈(Cheil Industries)'가 유력하다.
제일모직 관계자는 "직물, 패션, 화학, 전자재료까지 제일모직은 10~15년 주기로 신수종 사업을 발표해 영위해왔다"며 "향후 영위 가능한 신수종 사업과 현재 사업 등을 한데 아우를 수 있는 사명을 쓰자는 내부 의견도 많다"고 말했다.
임선태 기자 neojwalk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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