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체류·일시정지·구형폰·외산폰 사용자 '자진변경'해야
[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011ㆍ016ㆍ017ㆍ019 등 '01X' 번호의 사용 종료가 한달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아직까지 010으로 변경하지 않은 이용자 수가 100만명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동통신 3사는 번호를 자동으로 전환하는 자동번호변경시스템(OTA)을 구축해 통신 대란을 막겠다는 방침이지만 OTA에 적용되지 않는 '사각지대' 가입자가 적잖아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26일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010 번호 변경 대상인 '한시적 번호이동제도' 가입자는 지난주 19일 기준으로 총 123만명이다. 이통사별로는 SK텔레콤이 83만7985명으로 가장 많고 KT가 30만6077명, LG유플러스가 8만8702명이다. 대부분은 이통3사가 공동으로 개발한 OTA에 의해 자동으로 번호가 변경된다. 예컨대, 가입 이통사로부터 "X월X월 XX시에 번호가 010-XXXX-XXXX로 변경된다"는 안내 문자를 받으며 통지된 날짜에 번호가 자동으로 바뀌는 것이다. 이때 바뀌는 번호는 사전에 부여된 것으로 개인이 선택할 수 없다.
정부는 3G 서비스가 도입된 뒤인 지난 2010년 9월 이동통신 가입자들의 번호 전환을 촉진하기 위해 한시적 번호이동제도를 도입했다. 이에 따라 01X 번호 이용자들은 2013년 12월31일까지 유예기간을 갖고 01X 번호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었으나 제도가 만료되는 내년부터는 010으로 전환해야 한다. 미래부와 이통3사는 내달 2일부터 13일까지 OTA를 적용해 미전환 번호의 일괄 변경 작업에 들어간다.
문제는 OTA에 적용받지 않는 단말기 사용자들이다. 미래부는 이들 사용자가 7만5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해외체류ㆍ일시정지 사용자를 비롯해 구형폰이나 외산폰, 그리고 유심(USIM)칩을 갈아끼워 타사 단말을 쓰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된다.
구체적으론 아이폰3GSㆍ아이폰4, LG유플러스의 'CDMA&EV-DO 리비전.A' 네트워크를 사용하는 갤럭시Uㆍ네오, 옵티머스 원ㆍ마하ㆍEX , 그리고 SK텔레콤의 갤럭시S3에 KT 유심을 꽂아 쓰는 식으로 '유심기변'한 단말이다. 이들 단말 사용자는 직접 이통사 대리점을 방문해 번호를 변경하지 않으면 내년 1월1일부터 발신이 정지된다.
그렇다고 번호 이동을 강제할 방법도 없다. 이통3사는 "뒤늦게 신청하면 좋은 번호를 선택할 여지가 그만큼 줄어든다"면서 문자메시지 공지와 전화안내에 나서는 한편 1년간 무상 번호변경 안내ㆍ연결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유인책을 쓰고 있다. 이통사 관계자는 "연말까지 모두 전환을 완료해 발신 정지로 불편을 겪는 가입자가 한 명도 없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면서 "계속 홍보를 진행하고 있지만 일부 가입자들의 저항을 어떻게 누그러뜨리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김영식 기자 gra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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