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 정준양 포스코 회장이 회장으로서 마지막으로 사외이사들을 소집했다. 정 회장이 지난 15일 이영선 이사회 의장(전 한림대 총장)에게 구두로 사의를 표명한 이후 이사회 전원을 만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5일 포스코에 따르면 정 회장은 이날 차기 최고경영자(CEO)를 선정할 사외이사 6명과 공식 오찬간담회를 갖는다. 이 의장을 비롯해 한준호 삼천리 회장, 이창희 서울대 교수, 제임스 비모스키 두산 부회장, 신재철 전 LG CNS 사장, 이명우 한양대 특임교수 등이 참석한다.
이날 오찬은 정 회장이 직접 사외이사들에게 요청해서 마련됐다는 후문이다. 정 회장은 이 자리에서 "자신의 거취에 대한 불필요한 오해와 소문이 회사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이사회 중심으로 노력해달라"면서 다시 한 번 사의 배경을 밝히고 공정한 절차로 차기 CEO를 선임해 줄 것을 요청할 것으로 전해졌다
포스코 관계자는 "오늘 사외이사를 만나는 것은 임시이사회 형태"라며 이 의장에게만 전화를 통해 물러날 뜻을 전달한 정 회장이 CEO추천위가 되는 사외이사 전원에게 오해가 없도록 사퇴 배경을 설명하는 자리"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지난 15일 이 의장에게만 사의를 표명했다. 당시 그는 "글로벌 무한경쟁 속에서 업종의 한계를 극복하고 미래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면서 "임기 1년을 앞두고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나기로 결심했다" 고 설명했다.
정 회장이 사의를 표명한 지 11일 만에 임시이사회를 개최하면서 연내에 차기 회장이 선출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대해 포스코 관계자는 "당초 다음 달 20일 열리는 정기이사회에서 예정대로 차기 CEO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한 뒤 내년 초 회장 후보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 정관에 따르면 정 회장의 사의 통보를 받은 이사회는 CEO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해 최소 주주총회 2주 전까지는 CEO 후보가 되는 사내이사 후보를 선정해 공시해야 한다. 포스코의 주총은 내년 3월14일이어서 2월28일까지만 최종 후보를 뽑으면 된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포스코 이사회가 연내에 최종 후보 1인을 선출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정 회장이 9월께부터 사의를 직간접적으로 표명해온 데다 포스코 안팎의 혼란을 줄이기 위해서 빠른 선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현재 포스코 안팍에서 차기 회장 후보로 10명이 거론되고 있지만 윤곽이 뚜렷하지는 않다. 우선 내부 인사로는 윤석만 전 포스코건설 회장, 이동희 대우인터내셔널 부회장, 정동화 포스코건설 부회장, 김준식·박기홍 포스코 사장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포스코에 변화의 바람을 불어넣기 위해 외부인사가 필요하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외부인사로는 김종인 전 청와대 경제수석, 진념 전 부총리, 김원길 전 보건복지부 장관, 포스코 근무 경력이 있는 구자영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이 거론되고 있다.
김승미 기자 ask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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