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장영준 기자]'더 파이브'의 김선아와 '집으로 가는 길'의 전도연. 여주인공의 처절한 수타를 그린다는 점에서 이 두 영화가 주목 받고 있다.
영화 '더 파이브'는 하루아침에 가족과 두 다리를 잃고 복수를 시작하는 여자, 은아(김선아 분)의 이야기이다. 살인마로부터 남편과 아이를 잃은 그녀가 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은 '복수' 뿐. 공권력과 법, 제도는 은아를 보호해주지 못했다. 결국 은아는 복수에 관한 모든 과정을 홀로 계획하고 진행해나간다. '조력자'들이 있긴 하나 그들은 그녀의 장기를 조건으로 거래하는 비정한 인물들일 뿐이다.
또 한 명, '더 파이브'의 은아 이상으로 처절한 사투를 벌이는 여자가 있다. 마땅히 보호 받아야 할 조국으로부터 외면 당한 정연(전도연 분). 영화 '집으로 가는 길'의 정연 역시 남편과 딸이 세상의 전부인 평범한 주부이다. 생활비를 벌기 위해 원석인 줄 알고 운반했던 것은 마약이었고, 그 결과 정연은 프랑스의 외딴 섬에 있는 교도소에 수감된다. 지도에서도 찾기 힘든 먼 곳에 갇힌 이방나라의 여자. 정연은 말도 통하지 않는 곳에서 2년여의 긴 세월을 교도소에서 보낸다.
억울하고 무서운 일을 당했음에도 도움은 커녕 홀로 남겨져 싸워야 했던 은아와 정연. 제도적으로 보호받지 못한 약자들의 이야기를 다루었다는 점에서 영화 '더 파이브'와 '집으로 가는 길'은 공통적인 주제를 다루고 있다.
드라마 '내이름은 김삼순'에서 로맨틱 코미디의 여왕으로 그 입지를 확고히 다졌던 김선아가 '더 파이브'를 통해 남편과 아이를 잃고 눈빛부터 모든 것이 변하는 무서운 여인으로 변신했다. '더 파이브'에서 아내이자 엄마로써의 역할에 깊게 몰입했던 그녀는 "극 중 죽어가는 딸아이와 눈을 맞추는 장면에서 혼절을 했다"며 아직도 충격과 분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언급했다. 극 중 "먼저 떠나간 남편의 체취를 느끼기 위해 연일 남편 옷을 입었다"는 김선아. 그녀의 집중력과 열정이 영화에 대한 기대를 모은다.
'밀양'에서 아이를 잃은 엄마로써의 처절함을 몸소 보여주었던 전도연은 이번엔 '집으로 가는 길'에서 외딴 섬의 감옥에서 기약도 없이 가족을 그리워하는 주부가 되었다. 그녀는 프랑스의 교도소에서 실제 교도관, 수감자들과 함께 연기를 하며 '두려움' '어려움'과 동시에 싸워야 했다. 실제 인물 '장미정'에게 자연스럽게 감정이입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빚어진 연기는 과연 어떠할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충무로를 대표하는 베테랑 여배우들의 연기대결. 기구한 사연을 가진 주부 김선아와 전도연은 어떠한 모습일지 관심을 모은다.
장영준 기자 star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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