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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리온' 직접 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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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리온' 직접 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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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엔진니어들은 지난 2010년 3월을 잊을 수 없다. 이날은 국내기술로 개발된 한국형기동헬기(KUH) 수리온 1호기가 첫 비행에 성공한 날이기 때문이다. 이후 3년 8개월이란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수리온은 얼마나 성장했을까. 지난 15일 수리온을 직접 탑승하기 위해 경남 사천에 위치한 KAI를 방문했다.


양낙규 기자의 Defense Club 바로가기

 

KAI공장에 들어서자 쌀쌀해질 것이라는 기상예보와 달리 날씨는 봄날같이 포근하기만 했다. 활주로에는 기본훈련기 KT-1도 굉음을 내며 이착륙을 하고 있었다. KAI 관계자는 기자를 맞이해주며 "비행하기 최고의 날씨"라면서 "오늘 수리온을 맘껏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개를 돌려보니 활주로 끝자락에 수리온 시제기 3호가 버티고 서 있었다. 육군이 사용하는 UH-60보다는 날렵하면서도 높이는 더 높아보였다. 시제기 옆에서는 경찰청에 납품될 수리온이 한창 비행 중이었다. 같은 수리온으로 쌍둥이 형제지만 도색이 다르다 보니 느낌도 달랐다.


'수리온' 직접 타보니



 

이날 조종을 맡은 이기진 회전익비행시험팀 조종사는 "현재 경찰청 조종사들도 비행훈련이 한창"이라면서 "수리온은 육군뿐만 아니라 경찰에도 납품돼 국민의 안전을 책임질 기종"이라고 말했다.

 

조종사는 바로 수리온에 탑승해 "이제부터 놀라지 말라"고 겁을 주었다. 기자도 뒷자리에 탑승했다. 수리온 내부는 일반 헬기와 달랐다. 한가운데는 노트북, 전선과 얽히고설킨 메모리들이 자리 잡고 있었다. 시제인 탓에 모든 비행을 수치로 입력하는 데이터수집장치를 설치한 것이다.

 

시동을 걸고 운전대를 조작하자 수리온은 가뿐히 이륙했다. 놀랄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하는 순간 수리온은 헬기 앞부분을 땅에 처박고 꼬리는 하늘로 세운 채 제자리에 선회하기 시작했다. 순식간이었다. 절로 다리에 힘이 들어갔다. 놀랜 기자를 보던 조종사는 잠시 웃더니 다른 비행을 선보였다. 수리온 몸체를 오른쪽으로 기울이고 3시 방향으로 일직선으로 비행했다. 헬리콥터만이 할 수 있는 비행이었다.

 

이어진 비행은 8자 선회비행. 수리온은 좌우로 몸을 비틀더니 8자 비행을 선보였다. 순식간에 등에는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8자 비행은 마치 헬기가 추락할 때 자제력을 잃은 비행 같았다. 헬기가 이륙한 지점에서 지름 50m도 안 되는 원에서 8자 비행을 했기 때문이다.

 

조종사는 "수리온은 좁은 공간에서 시속 144㎞의 속도로 급선회하거나 분당 1500m의 빠른 속도로 내려와 제자리에서 급정지하는 비행, 분당 850m의 속도로 수직상승해 제자리에서 360도를 돌 수 있다"고 말했다.


'수리온' 직접 타보니 KAI는 방위사업청과 수리온 헬기 3차 양산 및 상륙기동헬기 초도 양산 계약을 체결했다.  



 

비행기술을 설명하는 조종사를 보는 순간 기자는 더 놀라고 말았다. 조종사가 비행설명하는 동안 양손을 조종대에 떼고 있는 것이다. 마치 두 손을 놓고 자전거를 타는 듯했다. 바로 말로만 들었던 자동 비행 조종장치(AFCS) 기능이다. 유사시 조종사가 목표지점을 설정만 하면 자동 수평비행을 할 수 있다는 수리온만의 기능이었다.

 

이어 수리온은 조종사의 조종 없이 어디론가 비행했다. 5분 만에 도착한 곳은 삼천포대교가 한눈에 보이는 남해바다 한가운데. 갑자기 강해진 바람에도 아랑곳없이 수리온은 작은 섬으로 향했다. 남해바다 정취를 느끼는 것도 잠시 갑자기 수리온은 전술비행을 시작했다. 전술지형비행이란 산의 등고선을 타고 저공비행해 침투하는 훈련이다. 저공비행으로 적의 포탄은 물론 적의 시야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

 

능선을 따라 급상승·급하강 비행을 시작하더니 옆으로 몸을 비틀어 산을 끼고 선회비행했다. 순간 몸에는 2.5G(gravity)가 걸렸다. G는 중력을 측정하는 단위로 사람이 일상적인 생활을 할 때는 1G, 놀이공원 바이킹을 탈 때는 최고 2G 정도를 느낀다.

 

조종사는 "수리온의 가장 큰 자랑은 파워"라면서 "백두산(9902피트) 높이의 고공에서도 제자리 비행이 가능한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종사는 공장으로 귀환한다며 기자를 조종석으로 안내했다. 알 수 없는 계기판 중에 눈에 들어오는 것이 있었다. 3차원 전자지도였다. 전방 화면에는 남한 전 지역을 위성영상 1m급으로 제공한다. 1m급 화질은 대전유성지역의 경우 나무, 전봇대, 고압선까지 보여준다.


수리온이 공장활주로에 안착했다. 지상으로 내려온 기자는 수리온이 늠름한 장군처럼 보였다. 앞으로 수리온이 소형무장헬기로 개발될 경우 육군전력을 진두지휘할 수 있는 최강전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사천(경남)=양낙규 기자 if@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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