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미국 일부 사모펀드와 헤지펀드들이 2008년 국영화됐던 미국의 양대 모기지업체 패니매와 프레디맥의 사업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3일(현지시간) 파이낸셜 타임스(FT)에 따르면 패니매와 프레디맥 우선주를 보유하고 펀드들을 중심으로 이같은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미 정부가 패니매와 프레디맥을 향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에 대해 구체적인 계획을 마련하지 못 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칫 투자금을 회수하지도 못 할 수 있다는 불안감에 아예 사업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패니매와 프레디맥은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발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파산 위기를 맞았고 정부에 인수됐다. 인수 후 두 모기지업체에 투자된 미 정부 자금만 1870억달러에 이른다. 투입된 세금이 많은데다 모기지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커 정부는 패니매와 프레디맥의 향후 처리 방침을 정하지 못 하고 있다. 패니매와 프레디맥은 미 모기지 채권의 85%를 보증해주고 있다.
국영화된지 5년이나 지난데다 최근에는 수익도 나고 있어 정부가 이제 패니매와 프레디맥에서 손을 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지만 논의만 무성할 뿐 구체적인 방안은 마련되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6월에는 상원에서 패니매와 프레디맥의 사업을 점진적으로 축소하고 연방모기지보험공사를 설립해 그 기능을 대신 하게 하는 방안이 추진된 바 있다. 하지만 상원안은 패니매와 프레디맥에 투자했던 사모펀드와 헤지펀드의 반발을 샀다. 헤지펀드 페리 캐피털 등 일부 펀드들은 패니매와 프레디맥이 폐쇄되면 자신들이 투자 손실을 보게 된다며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요컨대 패니매·프레디맥 투자 펀드들은 정부에 맡겼다가는 향후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알 수 없다는 판단을 하고 아예 사업을 인수하겠다는 의도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인수에 참여하고 있는 펀드의 한 관계자는 "사상 최대 규모의 구조조정이 될 것"이라며 "민간 자본을 이용해 이들 두 기관을 어떻게 개혁하는지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패니매와 프레디맥 우선주를 보유하고 있는 펀드들은 클라렌 로드 자산운용, 페어홀름 펀즈, 블랙스톤 계열의 GSO 캐피털 파트너스, 폴슨앤코, 페리 캐피털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칼라일과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등 대규모 자금을 보유하고 있는 대형 사모펀드들이 인수 시도에 합류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미 경제전문매체 마켓워치는 페어홀름 캐피털이 연방 규제 당국에 패니매와 프레디맥에 대한 서한을 보냈다고 전했다. FT는 최종 방안은 유동적이지만 펀드들이 보유하고 있는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하고 유상증자도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같은 소식이 알려지면서 이날 뉴욕 주식시장에서 패니매와 프레디맥의 주가는 각각 16.8%, 18.9% 폭등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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